車생산 세계5위 한국, 모터스포츠는 걸음마

  • 입력 2009년 5월 11일 02시 58분


경기장 2곳…그나마 1곳 ‘수리’
부가가치 日의 30분의 1 수준
내년 영암 F1대회에 기대

자동차 경기는 자동차산업 발전과 다양한 경제적 효과를 내기 때문에 부가가치가 높은 비즈니스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에는 ‘CJ 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과 ‘GT마스터즈’ ‘DDGT’ ‘스피드페스티벌’ 등 4개의 주요 대회와 5개 안팎의 소규모 대회가 열린다.

그러나 자동차 선진국들에 비해서는 대회 규모가 작고 종류도 적으며 일반인의 관심도 낮다. 국내 모터스포츠 관계자들의 꾸준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그들만의 리그’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자동차 생산 5위국에 맞는 규모로 모터스포츠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 아직 열악한 한국 모터스포츠 현실

1987년 인천 영종도에서 국내 최초의 공식 자동차경주대회가 열렸다. 포장된 도로를 달리는 경기가 아니라 넓은 흙 땅에 코스를 그린 임시 경기장에서였다. 차의 손상도 심했고 경기장에 접근할 대중교통수단이나 관중석도 없어 선수들끼리만 벌이는 경주에 가까웠다.

1995년 경기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에버랜드 내에 스피드웨이가 생기면서 모터스포츠가 활성화됐다. 2001년에는 강원 태백시 동점동에 태백레이싱파크가 만들어져 제대로 경기를 치를 수 있는 경기장은 두 곳이 됐다. 그러나 스피드웨이는 지난해 말부터 안전진단 등으로 문을 닫은 상태여서 현재 활용 가능한 곳은 태백레이싱파크 한 곳뿐이다.

일본은 10여 개, 미국은 50여 개, 유럽도 30여 개의 크고 작은 서킷이 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매년 수백 개의 경기가 열린다. 일본은 모터스포츠로 인해 연간 3조 원 이상의 부가가치가 발생한다. 한국은 정확한 집계는 없지만 1000억 원 미만으로 추정된다.

○ 현대차 슈퍼3800 클래스 지원

현대·기아자동차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레이스에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현대차는 올해 신설한 슈퍼3800 클래스에 총상금 3억 원을 걸고 레이스 활성화에 기여하기 시작했다. 출전하는 팀에 차량과 부품을 일부 지원하고, 태백까지 경기차량 운송을 해주고 있어 국내 모터스포츠 관계자들이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에 앞서 GM대우자동차는 2007년부터 자체 레이싱팀을 만들어 경기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내년 10월 전남 영암에서 포뮬러원(F1) 경주대회가 열리는 것도 국내 모터스포츠 업계로서는 희소식. F1대회는 올림픽, 월드컵과 더불어 세계 3대 스포츠 행사로 꼽힌다. 경기 관람객이 평균 20만 명에 이르며 세계적으로 6억 명이 이 대회를 시청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F1이 치러지면 모터스포츠가 발전하는 것은 물론 국가브랜드 가치도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F1 관련 예산을 지원하는 ‘F1대회 지원법’ 제정에 대해 정부가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고, 아직 스폰서를 유치하지 못한 것이 문제다.

태백=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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