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보호 신청 獨 키몬다, D램생산 중단 가능성

  • 입력 2009년 3월 15일 23시 39분


1월 파산보호를 신청한 세계 5위 D램 생산업체인 독일 키몬다가 결국 D램 생산을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세계 D램 공급량이 단기적으로 줄어들게 돼 반도체 가격 반등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키몬다의 파산관재인인 미하엘 야페는 1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여러 투자자들이 관심을 표명했으나 지금까지 구속력 있는 인수 제안은 없다. 시간상 이달 말까지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해결방안을 마련하기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키몬다는 파산보호 신청 당시 청산보류 기한을 이달 31일로 제시했었다. 따라서 이달 말까지 매수자를 찾지 못할 경우 뮌헨 파산법원은 청산절차를 시작할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미국의 전자전문 매체인 EE타임스는 뮌헨발 기사를 통해 "이달 말까지 키몬다가 투자자와의 계약을 성사시키기 어려워 보이기 때문에 생산중단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키몬다는 이미 D램 생산량을 25% 줄인 상황이다.

이 매체는 다만 "키몬다의 매각 협상이 진전되고 있지는 않지만,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했다.

1월 23일 키몬다가 파산보호 신청을 한 뒤 반도체업계는 이 회사가 완전히 시장에서 퇴출될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2년 이상 지속돼 온 공급과잉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세계 D램 시장에서 키몬다의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9.6%(잠정치)였다. 키몬다의 생산중단은 최대 10분의 1의 감산효과를 가져오는 셈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등 국내 회사들도 한시적이나마 키몬다가 D램 생산을 중단할 경우 반도체 가격 반등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램 익스체인지의 1Gb(기가비트) 667MHz(메가헤르츠) DDR2 제품의 고정거래가격(월초 기준)은 지난해 7월 2.37달러에서 △8월 2.25달러 △9월 1.75달러 △10월 1.50달러 △11월 1.19달러 △12월 0.94달러 △올 1월 0.81달러로 내리막곡선을 그려왔다. 지난달 0.88달러로 소폭 올랐지만 이달에는 다시 상승세가 멈췄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으로 반도체 시장이 이른 시간 내에 상승기조로 돌아서지는 않겠지만 공급량이 줄어들면 수익성은 어느 정도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대만정부가 반도체업계 대통합 구상안의 철회를 시사함에 따라 추가로 퇴출될 회사가 생겨날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김창덕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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