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KTX 체결장치 현장시험 안거치고 선정

  • 입력 2009년 3월 12일 02시 59분


실내시험만으로 적합 판정

현재 운행 또는 시공 중인 경부고속철도(KTX) 1, 2단계 구간(서울∼대구∼부산)에 설치된 체결장치가 외국과 달리 현장 시험 없이 실내 시험만 거친 채 선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레일과 침목을 연결하는 체결장치는 열차의 하중을 침목으로 분산시키는 역할을 하는 핵심장치다.

11일 국회 국토해양위 정희수 의원(한나라당)이 입수한 ‘KTX 2단계 사업 감사결과’에 따르면 철도시설공단 측은 2005년 3∼7월 한국기계연구원에서 영국 팬드롤사의 체결장치인 SFC와 경쟁사인 독일 보슬로사 제품(Sys300-1)의 성능을 시험했으며, 두 제품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다.

최종적으로 SFC의 단가가 40여억 원 낮아 선정됐지만 공단이 거친 성능 시험은 실제 현장 검증이 포함되지 않은 실내 시험이었다는 것.

실내 시험은 23±5도의 일정한 온도에서 일정한 수직하중을 수백만 번 거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감사원은 “실내 시험은 일정한 조건에서 수행될 수밖에 없어 실제 차량 운행 때와는 운행 상태, 환경 등의 조건이 다르다”며 “실제 (현장에서) 사용되는 제품의 상태는 실내 시험 결과와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의 경우 새 궤도시스템을 채택하거나 부설할 때 실내외 성능시험을 거친 뒤 3년 이상(누적통과 t수 최소 8000만 t 이상) 현장 운영 시험에서 성능이 입증돼야 사용 승인이 난다.

이에 대해 공단 측은 “시속 300km로 달리는 고속철도의 시험 운행을 위해 실외에 별도의 레일을 설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향후 현장 시험을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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