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뛴다]현지 은행과 차별화 선언 “중국 시장 접수한다”

  • 입력 2009년 2월 23일 02시 54분


신한은행, 법인 세우고 중국인 직접 고용… “현지화 영업 원년 될 것”

“2009년을 현지화 영업의 원년으로 삼겠습니다.”

김해수 신한은행 중국법인장(53)은 “중국인을 대상으로 위안화 소매 영업을 시작하고 직불카드, 인터넷뱅킹을 조기 도입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5월 중국지점을 현지법인으로 전환하고 지점도 5개에서 9개로 늘렸다. 현지인 직원도 1년 사이에 2배 가까이로 늘었다. 한국기업과 주재원을 상대하는 외자은행이라는 한계를 뛰어 넘어 중국인과 중국기업을 대상으로 위안화로 현지 영업을 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아직 갈 길은 멀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중국 공상은행, 건설은행, 중국은행의 시가총액이 세계 금융기관 중 1∼3위를 차지할 정도로 현지 은행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반면 중국 은행의 총자산 중 외자은행의 비중은 2.5%에 불과하다. 당장은 입지가 좁지만 도전할 수 있는 시장은 무궁무진하다는 게 김 법인장의 생각이다.

그는 “금융위기 속에서 중국 내에서 지속적인 영업을 하려면 안정적인 자금 조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중국 현지 은행과의 자금 차입처를 다양화하고 개인 고객 기반을 확충하는 전략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 금융기관이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자산 늘리기 경쟁보다는 당분간 위험 관리를 통한 질적 성장 기반을 다지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 현지에서 인지도가 낮은 브랜드를 높이기 위해 관리자를 현지인으로 바꾸고 자원봉사 등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하는 현지화 전략을 펴고 있다. 상하이 제2지행장에 중국 현지인을 임명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 현지 직원 중 차세대 리더를 육성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현지 직원의 10%에 해당하는 21명이 이 프로그램을 밟고 있다.

그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철저한 시장조사, 법규 준수, 선제적 리스크 관리, 전문 인재 양성 등이 필요하다”며 “국내에서 신한은행이 강점을 갖고 있는 고객서비스를 중국 현지에 뿌리를 내려 현지 마케팅을 강화하고 경쟁 은행과 차별화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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