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뛴다]국경없는 비즈니스 전쟁… 세계가 우리 밥상이다

  • 입력 2009년 2월 16일 02시 59분


《미국에 본사를 둔 제너럴 일렉트릭(GE)은 현재 전 세계 62개국(2007년 기준)에 진출해 있다.

이 회사 수익의 절반 이상이 미국 이외 지역에서 나온다. 영국에 본사가 있는 HSBC은행의

영업망은 전 세계 85개국에 걸쳐 있다. 이 은행이 밝히는 고객 수는 약 1억 명이다.

글로벌 석유메이저인 엑손모빌과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각각 세계 110여 개국과 100여 개국에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 두 회사는 각각 10만4000여 명과 9만6000여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거대한’ 일자리 창출 기업이기도 하다.

이처럼 기업에 국적과 국경이 없어진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국에 본사를 둔 많은 기업도

이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유럽 매출(2007년 기준)은 국내 매출의 2배가 넘는다.

‘미국발(發)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는 심각한 상황이지만,

역시 한국의 ‘먹을거리’는 해외에 있다. 해외에서 순항하는 한국 기업은 한국 경제의 희망이다.》

삼성전자 유럽매출만 국내의 2배… 현대重매출 90%가 수출

○ 세계 경제 원동력 되는 ‘중후장대’ 산업

제철, 조선 등 이른바 ‘중후장대형’ 산업은 한국 경제의 밑거름이자 세계 경제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글로벌 철강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포스코는 ‘제강(쇳물은 만드는 작업)은 원료가 있는 광산 근처에서 하고 제품은 시장 근처에서 만든다’는 원칙에 따라 전 세계 26개국에 113개의 현지 법인 또는 생산기지를 둔 ‘글로벌 경영’을 하고 있다. 포스코는 “국내 철강산업은 성숙기에 진입해 내수 증가율이 둔화되는 등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맞춰 글로벌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수출 확대로 글로벌 시장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210만 t의 철강제품을 수출한 현대제철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10% 수출 물량을 늘려 230만 t을 수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세계 1위 조선회사인 현대중공업의 해외 경영도 눈에 띈다. 현대중공업은 수출이 전체 매출의 약 90%를 차지하는 대표적 수출기업이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업 이외에도 엔진 기계 생산, 건설장비 생산, 육상 및 해상 플랜트 건설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124억 달러를 수출했다. 특히 선박은 지난해 102척을 건조해 90척을 세계 20개국에 수출했다.

○ 세계인의 거실을 점령한 한국 브랜드

한국 브랜드를 달고 세계 시장에 진출한 전자제품 중 압도적 1위를 지키고 있는 제품으로 삼성전자의 TV와 LG전자의 에어컨이 꼽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매출액 20조 원, 액정표시장치(LCD) TV 2000만 대 판매, LCD TV 시장점유율 20%(수량 기준) 등 ‘트리플 20’을 달성했다. 3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1위다. 이 회사의 LCD TV가 1위에 오른 나라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브라질 등 70개국에 이른다.

LG전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인 50억 달러어치의 에어컨을 팔았다. 2000년 이후 9년 연속 세계 판매량 1위이다. 2004년 이후 5년 동안 연간 1000만 대 이상의 판매량을 올렸다. 지난해 11월에는 에어컨 업계 최초로 누적 판매 1억 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1968년부터 40년간 1분당 4.8대의 에어컨을 판매한 셈이다.

노환용 LG전자 에어컨 사업본부장은 “가정용, 상업용 에어컨, 홈 네트워크, 빌딩 관리 솔루션 등 핵심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톱 총합 공조 업체 달성과 함께 LG전자의 핵심 성장축으로 육성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세계의 공장을 짓는 건설업계의 ‘플랜트’ 수출

대규모 정유 또는 발전 설비인 플랜트 사업은 건설업계의 대표적인 수출 사업이다. 지난해 플랜트 사업은 고유가 바람을 타고 중동 산유국들이 플랜트 시설을 대거 늘려 사상 최대의 호황기를 누렸다.

하지만 올해는 중동 산유국들이 유가 하락의 영향을 받고 있고 글로벌 경제위기로 자금사정도 예전 같지 않아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건설사들은 플랜트 사업 수주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2006년 국내 건설사 중에는 처음으로 13억 달러 규모의 GTL(천연가스액화정제시설) 공사를 수주한 현대건설은 올해도 엑손모빌과 돌핀에너지 등이 발주할 계획인 GTL 공사를 수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지난해 수주한 카타르 라스라판 발전담수시설 공사를 계기로 담수 관련 플랜트 공사를 확보하는 데도 주력할 계획이다.

해외 사업에서 플랜트가 중심인 GS건설은 지난해 중동 최대 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에 진출했다. 이를 수주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고, SK건설은 올해를 중동지역 외의 수주를 늘리는 ‘개척기’로 삼는다는 방침을 세우고 북미와 중남미 지역 공략에 나섰다.

○ 금융업도 해외 진출 확대 모색 중

국내 은행들은 다른 나라에서 현지 금융기관의 지분을 인수하거나 현지에 법인이나 지점을 여는 방식으로 해외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지분 23%를 5255억 원에 인수했다. 향후 은행 지분을 50.1%까지 확보해 경영권을 획득한 뒤 BCC를 기반으로 중앙아시아 시장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최근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몇 년간 급속히 성장한 해외 영업망을 관리하기 위해 글로벌사업 추진부서를 본부급으로 확대하고 글로벌사업 지원팀을 별도로 두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성장잠재력이 큰 국가 중 수익성 확보가 가능한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하나은행은 중국시장 진출에 신경을 쓰고 있다. 한국계 은행이 중국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이 어려운 만큼 ‘동북 3성’을 집중 공략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경영은 4일 자본시장통합법의 본격 시행으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은 지난해부터 차례로 외국 현지에서 전문가(애널리스트)를 직접 채용해 현지 기업을 분석하는 글로벌 리서치본부를 신설했다. 또 각 증권사의 해외법인들도 해외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현지 시장과 상품에 투자하는 첨단 영업에 속속 나서고 있다.

산업부·경제부 종합

정리=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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