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 KT- KTF 합병추진, 이통사 짝짓기 부채질 하나

  • 입력 2009년 1월 28일 16시 30분


(박제균 앵커) 국내 최대 통신사업자인 KT가 자회사인 KTF의 합병 문제가 재계의 뜨거운 화두입니다. KT는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에 합병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김현수 앵커) 하지만 SK텔레콤과 LG텔레콤 등 경쟁사들은 KT-KTF 합병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인터넷뉴스팀의 우경임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우기자, KT가 KTF와 합병을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경임) 현재 집전화를 비롯해, 인터넷, 휴대전화 등 통신 시장 전반이 포화상태에 접어들었습니다. 새로운 수요는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업체들 간의 경쟁은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KT는 지난해 말 4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내기도 했습니다.

KT가 자회사인 KTF와 합병하자는 것도 결국 비용을 줄이겠다는 게 가장 큰 이유로 보입니다. 두 회사간에 오고 가는 각종 수수료만 줄여도 연간 1조원 이상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 두 회사가 서비스 중인 집전화-초고속 인터넷-휴대전화-IPTV등의 상품을 묶어 팔면 같은 비용으로 매출을 더욱 늘릴 수 있어 KT-KTF의 합병은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신임 이석채 KT사장의 공격적인 경영 스타일도 두 회사의 합병 결의에 한 몫 했습니다.

(박 앵커) 두 회사의 합병에 대해 SK와 LG의 통신 계열사들 뿐 아니라 지역 케이블 업계까지 반발하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경임)우선 SK텔레콤은 지난해 인수한 SK브로드밴드와 각종 결합상품을 내놓고 선전하고 있는데요, 만약에 KT가 KTF를 인수할 경우 결합상품 시장에서 자신들의 입지가 약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LG텔레콤, LG파워콤 등 LG그룹의 통신 관련 계열사들도 KT와 SK 양대 체제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시장 점유율이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SK텔레콤 홍보실 전화 녹취.

거대 기업들 사이에서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케이블 TV와 초고속 인터넷 등을 서비스 하고 있는 지역 케이블 업체들도 KT-KTF의 합병을 계기로 거대 기업들이 가격경쟁에 나설 경우 그나마 자신들에게 남아 있던 틈새시장마저 사라지는 게 아니냐며 노심초사 하고 있습니다.

(김 앵커) 그렇다면 합병을 인가할 방송통신위원회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우경임) 일반적인 기업의 경우 각 기업들의 주주들이 결의하면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만 거치면 인수 합병을 자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통신 사업은 국가 자산인 통신망을 이용해 영업을 하고 이익을 취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관련 기업들의 인수 합병은 국가의 허락이 있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김대중 정부 시절 말이 많았던 1위 업체 SK텔레콤과 2위 업체 신세기 통신의 합병과정에서도 정부는 'SK텔레콤은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넘지 말아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내걸어 합병을 허가했습니다.

이번 역시 방통위는 원칙적으로 KT와 KTF의 합병을 승인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KT의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 경쟁사에 대한 자사의 통신망 개방 등 시장 내 공정 경쟁 유지를 위한 전제 조건을 내걸 것으로 예상됩니다.

(박 앵커)그렇다면, 두 기업의 합병이 소비자들에겐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요금 인하 효과나 다양한 상품 출시의 변화가 있을까요?

(우경임)기업들이 가격경쟁에 나설 경우 소비자들은 당장 이익을 볼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과당 경쟁 속에서 상당 수 기업이 도태되고 특정 기업이 독점적인 지위에 오른다면 가격 상승은 불 보듯 뻔해집니다. 경쟁체제가 무너지면 결국 소비자들이 손해를 보기 때문에 방통위는 허가 조건으로 경쟁을 권장하는 한편, 특정 기업이 독점적 지위에 오르지 않게 하기 위해 심의 과정에서 공정거래위원회에 의견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인터뷰) 녹색소비자연대 이주홍 팀장 전화

(김앵커) 그렇다면 SK LG등 경쟁사들의 앞으로 대책은 무엇입니까?

(우경임) KT-KTF 합병과 같은 시너지 효과를 거두기 위해 경쟁사들도 비슷한 방식을 선택하지 않겠느냐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예측입니다. 즉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와, LG텔레콤은 LG파워콤, LG데이콤 등 계열사들과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박앵커)우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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