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위피 벽’… 외국폰 몰려온다

  • 입력 2008년 12월 19일 03시 07분


모토로라-노키아 이어 애플-구글폰도 문 두드릴듯

시장 80% 독점 삼성-LG전자와 치열한 공방 예상

해외 휴대전화 업체들의 한국 시장 공략이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

내년 4월 한국형 무선인터넷 플랫폼인 위피(WIPI) 내장 의무화 제도가 폐지되면 외국산 휴대전화 도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삼성전자와 LG전자가 80% 가까이 독점해 온 국내시장 판도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모토로라코리아는 18일 2세대(2G) 풀터치폰인 ‘모토프리즘’을 SK텔레콤을 통해 내놓았다. 터치스크린 위에 투명한 터치 센서 레이어를 얹은 독특한 디자인의 이 휴대전화는 2005년 ‘레이저’ 이후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모토로라의 야심작이다.

세계 1위 휴대전화 업체인 핀란드 노키아는 내년 1분기(1∼3월) ‘6210 내비게이터’로 8년 만에 한국시장에 다시 진출할 예정이다. 이어 대만 HTC의 ‘터치다이아몬드’와 일본 소니에릭손의 ‘엑스페리아 X1’도 내년 상반기(1∼6월)에 차례로 SK텔레콤을 통해 시판된다. 이들은 모두 위피 내장 모델이다.

4월 위피 내장 의무화가 폐지되면 법인용으로 우선 출시되는 캐나다 림의 ‘블랙베리’ 개인용 모델과 미국 애플의 ‘아이폰’, 구글 ‘안드로이드폰’ 등이 잇달아 한국 문을 두드릴 것으로 보인다. 해외 제품을 극히 제한적으로만 접할 수 있었던 한국 고객들로서는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지는 셈이다.

올해 1∼11월 한국 휴대전화 시장에서만 1113만 대(50.8%), 580만 대(27.0%)를 판매한 삼성전자와 LG전자에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특히 시판 예정인 외국 휴대전화들은 대부분 두 회사의 내년 주력모델과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는 ‘햅틱’ ‘햅틱2’ ‘햅틱ON’ 등 이른바 ‘햅틱 3인방’으로만 올해 100만 대를 판매하는 등 터치스크린폰 시장을 선도했다.

LG전자도 ‘뷰티폰’과 ‘시크릿폰’에 이어 ‘프랭클린 플래너폰’까지 터치폰 라인업 강화에 ‘다걸기’를 해 왔다. 그러나 해외 ‘빅 히트작’들과의 대결에서도 우위를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내년 경기 불황 속에서도 가장 주목받을 것으로 보이는 스마트폰 시장도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 내놓은 스마트폰 ‘T옴니아’가 아직 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상황이고, LG전자의 경우 외산 스마트폰에 대응할 제품에 대해 아직 시판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내년 휴대전화 시장 환경이 어느 때보다 열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위피 해제로 국내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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