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길라잡이]7월 ‘증시 반등’ 3가지 시나리오

  • 입력 2008년 7월 5일 03시 03분


주가가 연일 바닥을 모르고 하락하고 있다. 4일 코스피지수는 1,600 선이 무너졌다.

최근에는 코스피지수가 올해 최저점인 1,574.44(3월 17일)보다 더 내려가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1,400 선 혹은 1,200 선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글로벌 인플레이션 위협과 유동성 축소는 세계 증시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금은 기업가치를 고려해 주식의 가격을 형성하는 시장의 기능이 일시적으로 사라진 상황이다. ‘주가수익비율(PER·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비율) 10배’와 같은 이야기는 아무 의미가 없는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 주가 상승이 요원해 보이는 시점에서 1,600 선이 무너짐으로써 투자자들의 상실감은 더 커지고 있다.

하지만 7월 중 증시가 반등하는 것이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증시 반등이 가능한 이유로는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주가 하락폭이 컸고 ‘과(過)매도’ 국면에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일정 기간의 상승 종목 수를 하락 종목 수로 나눠 산출하는 등락비율(ADR)지표는 이미 과거 주가의 최저점에서 나타났던 신호를 보여주고 있다. 기술적 반등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둘째, 7월 중 주식시장이 큰 충격을 받으려면 국제유가는 배럴당 150달러 이상으로 올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150달러라는 수치는 전년 대비 유가 상승률이 100%가 되는 시점에서 매번 주식시장이 큰 충격을 받았다는 과거 경험을 근거로 한 것이다. 물론 유가로 인한 글로벌 인플레이션 위협이 약화되는 것은 9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글로벌 경기를 포함해 국내 경기는 올해 말까지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3분기(7∼9월) 이후 기업이익이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은 적다.

과거 경기 둔화기에 기업이익 상승세가 약화되는 것은 피할 수 없었다. 특히 전체 기업의 이익증가율이 급격히 줄어든 데는 정보기술(IT) 업종의 영향이 컸다.

그러나 지금은 좀 다르다. 하반기(7∼12월) 시장에 대한 시장의 컨센서스는 IT 업종의 이익증가율이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3년간 IT 업종의 이익증가율은 마이너스를 보이다 올해 플러스로 전환했고 반도체 가격동향, 환율 등을 고려할 때 하반기에 이익증가율이 급격히 둔화될 가능성은 적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인상한 것은 단기 악재가 마무리되는 국면으로 접어든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이렇게 볼 때 비록 ‘베어마켓 랠리’일지라도 7월 중 주가는 반등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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