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은 작아도 서비스는 크게 받자

  • 입력 2008년 6월 27일 03시 12분


■ 증권사 지점서 대접받는 법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에 사는 직장인 한모(26) 씨는 지난달 펀드에 가입하기 위해 증권사 지점을 찾았다. 지점 입구 근처의 창구 직원을 찾아가 매달 25만 원씩 납입하는 적립식펀드에 가입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10분. 다른 금융상품이나 증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설명은 듣지 못했다.

한 씨는 증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가장 적게’ 이용하는 투자자 유형에 속한다.

금융자산이 수천 만∼수억 원인 고액 투자자는 증권사 프라이빗뱅킹(PB) 센터나 일반 지점에서 ‘전담 관리자’에게 체계적인 자산 관리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지점 직원들은 “소액 투자자라도 본인이 요구하면 고액 투자자에 버금가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동양종금 미래에셋 한국투자증권 등 지점 수가 많은 6개 증권사의 자산관리 영업 직원들로부터 소액 투자자들이 지점을 방문할 때 명심해야 할 요령들을 들어봤다.

○ 창구직원보다 영업직원을

대부분의 증권사 지점에는 입구와 가까운 곳에 계좌 개설, 입출금 업무를 처리하는 창구 직원이 앉아 있다. 반면 고객 자산관리와 금융상품 설명을 담당하는 영업 직원은 지점 안쪽의 개인 사무실이나 부스와 같이 ‘안 보이는’ 곳에 있다.

영업 직원은 주로 투자금액이 큰 주요 고객을 관리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점을 처음 찾은 고객들은 대부분 창구 직원만 거쳐 펀드나 기타 금융상품에 가입한다.

현대증권 송숙영 자산관리팀장은 “소액 투자자들은 재산 포트폴리오나 금융상품에 대해 상담받는 것을 쑥스러워하고 창구 직원을 통해 신속하게 상품에 가입하려 한다”며 “자산관리 전담 직원과의 상담을 요구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지점에서는 보통 수천만 원 이상의 고액 투자자에게는 전담 관리 직원을 붙여준다. 그러나 소액 투자자라도 본인이 요구하면 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에서 자산관리를 담당하는 김은영 씨는 “전담 관리자가 있으면 지점을 방문할 때마다 같은 직원이 상담해 주고, 수익률이 변동하거나 목표수익률에 도달했을 때, 증시가 불안할 때에 전화나 e메일로 안내를 해준다”고 설명했다.

하나대투증권은 모든 지점에서 고객의 펀드 포트폴리오를 점검해 주는 ‘펀드 클리닉’ 서비스를 실시하지만 이를 알고 이용하는 고객은 많지 않다.

진미경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센터장은 “고객이 지점을 찾아 요구하면 가입한 펀드의 리스크, 운용 성과, 자금 흐름 등을 설명해 준다”며 “하나대투증권에서 펀드에 가입하지 않았더라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오전 9시, 오후 3시는 피해야

사소하지만 기억해 둘 만한 팁도 있다. 동양종금증권의 자산관리 담당 내용권 대리는 “직원의 상담을 받은 후에는 의식적으로 직원의 명함을 챙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고객이 명함을 집어 들면 직원은 상담 내용이 불만족스러워 나중에 민원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 다음에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

좀 더 자세한 상담을 위해서는 증권사 지점을 찾는 시간대를 잘 선택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장이 열리고 닫히는 오전 9시와 오후 3시 전후는 직원들이 바쁜 시간대. 내 대리는 “장이 마감된 오후 4시 이후에는 주식 매매와 상품 가입은 불가능하지만 오히려 직원과 차분히 상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 증권사에서는 미리 알고 요청하는 고객에게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우대금리를 적용해 주므로 가입 전 문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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