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값 떨어졌는데 국내 기름값 그대로 왜?

  • 입력 2008년 6월 7일 02시 57분


고공(高空)행진을 하던 국제원유 값이 지난달 22일 이후 최근까지 반짝 하락했지만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이전보다 더 올랐다. 왜 이럴까?

6일 한국석유공사와 업계에 따르면 5일 거래된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12달러 떨어진 117.8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한국 원유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달 22일 128.97달러로 최고가를 기록한 후 2주일여 만에 10달러 이상 떨어진 셈이다.

그러나 한국석유공사의 주유소 종합정보시스템인 오피넷에 따르면 5일 현재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평균값은 L당 1907.84원, 경유는 L당 1914.49원으로 여전히 1900원대를 웃돌았다.

이처럼 휘발유나 경유 값이 원유가격 하락을 즉각 반영하지 못하는 데 대해 소비자 불만이 커지자 관련 업계는 적극 해명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르면 정유회사들은 국내 석유제품 가격을 결정할 때 가장 가까운 역내(域內) 현물시장인 싱가포르에서 거래되는 국제 석유제품의 1, 2주 평균가격에 환율과 운송비용, 시장상황 등을 감안해 산정한다.

그러나 싱가포르에서 거래된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의 국제가격은 원유 값 하락에도 최근까지 계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 값이 석유제품에 반영될 때까지 시차가 있는 데다 석유제품 자체의 수급 상황에 따라 이들 가격이 원유 값과는 별개로 움직이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정유회사의 한 관계자는 “원유 값이 떨어져도 보통 1, 2주 시차를 두고 국제 석유제품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다음 주나 돼야 최근 원유값 하락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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