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의 브랜드 파워 10년만에 비약적 성장”

한국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설명하는 대니얼 스미스 켈리스쿨 학장. 그는 모든 질문에 짤막하고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해 ‘케이스 스터디’ 중심의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강의하는 교수임을 실감하게 했다. 박영대 기자

브랜드관리 전문가 대니얼 스미스 美인디애나大 켈리스쿨 학장

삼성-현대차 수사 브랜드에 별 영향 없지만 개선노력 보여줘야

“한국 기업의 브랜드 가치는 10년 사이 비약적으로 발전했습니다. 특히 세계시장에서 삼성, LG, 현대자동차의 브랜드 가치는 매우 높습니다.”

미국 인디애나대 경영대학원(켈리스쿨)의 대니얼 스미스 학장은 25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라자호텔에서 이뤄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한국 기업은 단순 광고에 주력했지만 지금은 섬세하게 ‘브랜드 관리’를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스미스 학장은 켈리스쿨에서 브랜드 관리와 마케팅 분야를 강의하고 있으며, 2003년 미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로부터 우수 강의자로 선정된 바 있다. 삼성그룹과 10여 년 브랜드 관리 프로젝트를 함께할 정도로 한국 기업 사정에도 밝다.

그는 성균관대와 켈리스쿨이 함께 신설한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EMBA·Executive MBA)’을 구체화하기 위해 최근 방한했다.

―한국 기업의 브랜드 관리 노력을 어떻게 평가하나.

“1990년대 중반 미국에서 삼성에 대한 인지도 조사를 한 적이 있다. 대부분의 미국인은 삼성을 카트 만드는 회사로 인식했다. 당시 삼성이 세계 여러 나라 공항의 카트에 로고를 홍보한 때문이다. 과거 한국 기업은 로고 노출에만 힘을 쏟았으나 지금은 세밀하고 정교하게 브랜드를 관리하고 있다. 로고나 광고가 실리는 옥외 간판의 위치, 미디어 선별, 판매 사원들에 대한 교육, 상품의 진열 등에까지 신경 쓰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인지도가 개선됐다고 보나.

“물론이다. 10년 전 현대자동차는 미국에서 ‘싸구려 차’라는 인식이 강했다. 지금은 ‘디자인이 좋으면서 일본산보다 저렴한 차’로 통한다. 미국에서 삼성은 액정표시장치(LCD) TV를 포함한 대표적인 전자기업으로 입지를 굳혔다. LG도 글로벌 브랜드 관리에 상당한 규모로 투자하면서 이미지가 좋아졌다.”

―삼성과 현대차가 검찰 수사를 받았다. 이것이 브랜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상품의 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그룹 총수 차원의 문제라면 브랜드에는 별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다. 소비자들은 상품 질에 영향을 끼치는 부정한 일에 실망한다.”

―앞으로 삼성과 현대차는 어떻게 해야 하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방지책을 만들며 개선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야 한다.”

―한국 기업은 스포츠 후원도 많이 하는데….

“스포츠 마니아가 많기 때문에 매우 효율적이다. 하지만 위험도 있다. 만약 첼시 FC의 성적이 나쁘거나 선수가 구설에 오르면 삼성의 브랜드도 피해를 본다.”

―현대차는 올해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 챔피언결정전 ‘슈퍼볼’에서 방송광고를 했다.

“슈퍼볼의 위력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미국을 포함해 세계 수천만 명의 시청자들이 ‘집중해’ 광고를 보기 때문에 매우 효과가 높다. 슈퍼볼 광고는 신생 회사가 독창적인 광고로 접근했을 때 가장 효과가 높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대니얼 스미스 학장은?:

―미국 피츠버그대 박사 (마케팅 전공)

―피츠버그대, 위스콘신대, 인디애나대 등에서 교수로 재직

―인디애나대 경영대학원 (켈리스쿨) 학장

―2003년 비즈니스위크 선정 우수 강의자

―현재 IBM, 3M, 삼성 등과 마케팅 및 브랜드 관리 프로젝트 실시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