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지난해 ‘달러당 900원’이던 사업 환율을 올해는 885원으로 낮춰 잡았다. 글로벌 기업으로서 사실상 비상(非常) 경영을 선언한 셈이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요즘 공사석에서 “지난해의 단기성과에 결코 안주해서는 안 된다. ‘갈 길’이 멀다”고 강조하고 있다.
○ 삼성전자, “신흥시장에서 뛰고 신수종 사업으로 날자”
“삼성전자의 발트3국(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시장 개척은 기존 시장보다 훨씬 적은 자원으로 큰 효과를 본 사례이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06년 9월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를 방문해 이렇게 말했다.
1998년 러시아가 사실상의 국가 부도인 ‘모라토리움’을 선언했을 때 일본 기업들은 발트3국을 떠났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1999년 오히려 이 지역에 본격 진출했다.
라트비아의 최고 인기 스포츠인 아이스하키 리그를 ‘삼성 프리미엄 리그’라는 이름으로 후원해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키워나갔다. ‘발틱 태권도 선수권 대회’도 열었다.
삼성전자의 이 지역 매출은 2003년부터 매년 약 35%씩 성장하고 있고 요즘 브랜드 인지도는 80%가 넘는다.
임수택 발트3국 법인장은 “미개척 신흥시장의 유통망을 장악해 경쟁사들이 넘을 수 없는 장벽을 만들었고 새로운 프리미엄 시장을 창출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신흥시장 공략의 기세를 올해도 늦추지 않을 계획이다.
최지성 정보통신총괄 사장은 최근 “인도 중국 동유럽 중남미 동남아 같은 신흥시장에서 처음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소비자를 절대 놓칠 수 없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삼성전자는 특히 신흥시장 공략을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도 연결짓겠다는 전략이다. 한 임원은 “새로운 시장에서 새로운 가치가 도출될 수 있다. 신흥시장의 잠재 수요를 적극 발굴해 그에 맞는 신기술, 신상품을 지속적으로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부회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여러 가지 대내외적 악조건이 있지만 위축되지 말고 과감히 도전하라. 창조는 시행착오를 통해 만들어진다”고 당부했다.
○ LG전자, ‘고객 경영’ 기반으로 ‘글로벌 경영’ 가속화
LG전자의 올해 매출 목표는 485억 달러. 지난해(440억 달러)보다 10% 늘어난 수치다.
투자 의지도 강하다. 시설투자 1조2000억 원, 연구개발(R&D)투자 1조7000억 원 등 총 2조9000억 원을 고수익 사업 구조와 기술 경쟁력의 강화를 위해 쓸 예정이다.
이런 목표 달성을 향한 출발점에는 ‘고객 경영’이 있다.
남 부회장은 경영회의 때마다 “고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는 고객들이 표현은 못 하지만 무엇을 간절히 바라는지를 알아내 그런 기능과 가치를 LG의 상품과 서비스에 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때 고객은 당연히 ‘세계의 소비자’를 의미한다.
한 임원은 “‘고객 경영이 곧 글로벌 경영’인 세상이다. LG전자는 올 한 해도 조직과 인력의 글로벌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82개 해외 법인의 자금 조달 및 운용, 외환 관리 업무 등을 통합한 ‘글로벌금융센터(Global Treasury Center·GTC)’를 운영하고 있다. GTC 덕분에 개별 법인의 자금 입출금 상태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일관성 있는 ‘돈 관리’가 가능해졌다.
이 회사는 법인별로 이뤄지던 물류 관리도 ‘글로벌 물류 시스템’으로 통합 운영해 해외 물류비를 연간 2000억 원 이상 절감한다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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