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업계 “수출길 열렸다” 활짝

  • 입력 2008년 3월 17일 02시 53분


ISO, 한국 온돌관련 7개 국제표준안 채택

최근 국제표준화기구(ISO)가 한국의 온돌 관련 7개 국제표준안을 채택하면서 국내 보일러 업계에 화색이 돌고 있다. 온돌의 국제표준화가 국산 보일러 수출의 돌파구를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뜻한 물을 순환시켜 바닥을 데우는 한국의 온돌 난방은 라디에이터로 공기를 데우는 서양 기준에서 보면 매우 독특하다. 이런 이유로 온돌 난방용으로 제작된 국내 보일러의 수출은 미미했다.

16일 보일러 업계 및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스보일러 생산량은 98만3841대로 2002년 128만4714대를 정점으로 매년 하락 추세에 있다. 국내 보일러 업체들은 내수시장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지만,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시장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겨울이 상대적으로 따뜻했던 탓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국내 보일러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어 더는 대규모 신규 시장이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현재 보일러 시장은 소규모 교체 수요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경동나비엔의 매출액은 1762억 원으로 2006년에 비해 3.2% 줄었다. 영업이익은 14억 원으로 2006년보다 37% 급감했다.

귀뚜라미보일러, 린나이코리아 등 나머지 주요 보일러 업체도 이와 비슷한 처지다.

또 △한국식 온돌 난방이 세계적으로 보편화돼 있지 않고 △나라마다 보일러 규격이 다르며 △외국의 보일러 수입 기준이 까다로워 수출에도 소극적인 편이었다.

하지만 온돌의 국제표준은 한국산 보일러의 인지도를 높여, 수출이 늘어날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귀뚜라미는 중국과 러시아를 주요 수출국으로 정하고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내 러시아 하바롭스크 지역에 물류기지 역할을 할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또 중국 톈진(天津) 공장에 이어 상하이(上海)에 제2 공장 건립도 진행하고 있다.

린나이코리아도 러시아 모스크바의 ‘린나이서비스’라는 법인을 중심으로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경동나비엔은 국내 최초로 해외 수출을 개척했고, 지금도 가장 활발한 수출을 하고 있는 만큼 미국과 유럽, 러시아 등 다양한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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