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은 이젠 옛말” 친환경 Go! Go!

  • 입력 2008년 1월 21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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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섬업계, 태양광-풍력-물 산업 속속 진출

《지난해 11월 9일 이웅열 회장이 주재한 코오롱그룹 계열사 사장단의 기술전략회의. 이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태양광 에너지 사업과 물 관련 사업을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2000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앨런 히거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 교수가 이날 회의에 초청돼 차세대 유기 태양전지 기술 동향에 대한 강연을 하는 등 그룹의 새 사업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했다.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국내 화학섬유업체들이 친(親)환경 사업을 새로운 성장 분야로 삼아 속속 진출하고 있다. 기존 사업구조의 한계를 태양, 물, 바람 등을 이용한 친환경 사업으로 극복하겠다는 의지다.》

○ ‘자연(自然)으로 돌아가자’

코오롱은 최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원사 부문(나일론, 폴리에스테르)의 분할을 승인했다.

이로써 △화학 39% △자동차 신소재 30% △전자소재 필름 29% △기타 신수종(新樹種) 사업 2%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게 됐다. 화학섬유업체가 아니라 친환경 첨단소재 기업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코오롱은 우선 ‘에너지부품 소재 전담 연구조직’을 신설해 2010년까지 플라스틱 소재 유기 태양전지에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또 경북 경주의 마우나오션 리조트에 올해 안에 1MW급 태양광발전소를 건립할 예정이다.

물 산업 분야에서는 ‘코아 파이프(KOA PIPE)’라는 브랜드로 부식에 강한 유리섬유 복합관 생산에 들어갔다.

코오롱 측은 “화섬업계가 고유가와 중국의 저가(低價) 제품, 세계적인 환경 규제 강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친환경 사업 진출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인 화학섬유업체인 효성그룹이 풍력과 태양광 발전 분야에서 국내 선두주자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효성은 이미 10년 전부터 이 분야에 진출해 국내에선 상당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 회사는 한국서부발전에서 수주한 경남 밀양 삼랑진 태양광발전 설비 1단계 건설을 완료한 데 이어 지난해 2단계 공사도 수주했다.

삼랑진 태양광발전소는 효성이 설계부터 구매, 시공까지 턴키로 맡았으며 기존 태양광발전소 중 가장 높은 시스템 효율을 보인다는 게 효성 측 설명이다.

효성 관계자는 “2010년 100조 원 규모로 예상되는 세계 신재생에너지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 “우리도 친환경으로 간다”

LG화학도 대체에너지, 환경, 바이오 분야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올해 관련 기업을 인수합병(M&A)해 조기 사업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회사는 지난해 민간 상가용도 건물로서는 가장 큰 규모의 건물 일체형 태양광 발전시스템 분야에 진출해 큰 성과를 거뒀다.

삼성석유화학도 올 초 ‘제2창업 선언과 비전 선포식’을 통해 기존 석유화학 제품 생산에서 벗어나 에너지 소재와 바이오 분야로 사업 영역 확대를 선언했다. 에너지 분야에서 폴리실리콘을 위주로 한 태양광 발전 소재를 생산하고, 수(水)처리 사업 위주로 친환경 소재 분야에서도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동양제철화학은 내년 6월까지 폴리실리콘 제조 설비 증설에 모두 7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국내 단일 기업의 태양광 관련 투자 계획으로는 최대 규모로, 태양광 사업에 사운(社運)을 걸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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