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지나간 뒤에 움직여라”

  • 입력 2008년 1월 17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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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증시 동반 추락

투자자 대처 어떻게

전 세계 증시가 동반 추락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상승장세를 보고 뒤늦게 투자에 나선 사람들의 걱정은 더 많을 수밖에 없다.

“변동성이 큰 장세일수록 투자에 신중을 기하고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문제는 이런 조정 국면이 언제까지 갈 것인지는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오랜 기간의 조정장세 스트레스를 견디기 힘든 투자자는 채권이나 정기예금에 투자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충고했다.

○ “섣부른 매매는 금물… 당분간 관망을”

증시가 크게 출렁일 때는 일단 여유를 갖고 증시의 흐름을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

메리츠증권 박현철 연구원은 “지금 주가가 바닥인지 아닌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증시가 방향을 잡을 때까지는 각종 경제 지표를 살펴보며 관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압구정PB센터 백승화 팀장은 “신용경색에 대한 우려는 이미 주가에 많이 반영됐지만 침체 국면에서 벗어날지 여부는 1분기(1∼3월)가 지나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주식을 보유한 사람은 당분간 계속 갖고 있는 것이 좋고, 펀드 투자자는 기존에 해 온 적립식 투자를 그대로 해 나가되 투자 금액을 확대하거나 신규 투자에 나서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주식형 펀드에는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어 상당수 투자자들이 증시 급락기를 저가(低價) 매입 기회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문화가 어느 정도 성숙되면서 주식시장의 쏠림현상이 많이 사라진 것. 16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14일 현재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70조320억 원으로 직전 거래일보다 1862억 원 늘어났다. 해외 주식형펀드 설정액도 53조749억 원으로, 직전 거래일보다 1078억 원 증가했다.

대우증권 자산관리센터 박희명 압구정센터장은 “신규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지만 금리가 7% 이상인 은행 특판예금이나 채권형 펀드에 대한 문의가 늘어나는 등 예전에 비해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 “분산 투자 강화해야… 원자재 펀드 등 고려해 볼 만”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조정장세에서는 자산 배분이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누차 강조했다.

한국투자증권 박승훈 펀드분석팀장은 “위험 자산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거나 특정 국가나 주식형 펀드와 같은 특정 유형의 상품에 자산이 쏠려 있지 않은지 살펴본 후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특정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만 갖고 있다면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펀드와 같이 여러 신흥 시장에 고루 투자하는 펀드로, 주식형 펀드 일색이라면 일정 부분 채권형 펀드로 갈아타는 것이 좋다.

또 곡물, 금, 광물 등에 투자하는 원자재 펀드를 대안 투자 상품으로 활용해 볼 만하다. 대신증권 김순영 연구원은 “최근 곡물을 비롯해 금 등 천연 자원의 가격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증시 조정기에 원자재 펀드는 좋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며 “도로, 항만 건설 등에 투자하는 인프라 펀드 역시 꾸준한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원자재 펀드와 같은 대안펀드의 비중은 전체 투자 금액의 10% 정도로 가져가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단, 이 같은 자산 배분은 모두 시장이 진정된 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안전하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지금 증시가 악재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쉽사리 움직이다가는 손해를 보기 쉽다”며 “분산 투자 계획을 세워 놓은 뒤 주가가 1,800 선을 회복하며 반등하는 시기에 이를 실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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