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가까운 아시아부터…” 현지은행 인수 등 집중공략

  • 입력 2008년 1월 1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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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해외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해 그룹 전체 자산 대비 해외자산 비중을 현재의 2.5%에서 2010년께는 1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습니다.”

지난해 12월 27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하나은행 현지법인 중국유한공사 개점식에서 김종열 하나은행장은 이같이 말했다.

국내 영업환경 악화로 해외 진출에 나선 시중 은행들이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화가 비슷한 아시아 지역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또 교민이나 유학생을 대상으로 하던 영업 관행에서 벗어나 현지 은행을 인수합병(M&A)하며 현지인을 고객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하나은행이 지난해 12월 16일 인도네시아 ‘빈탕 마눙갈 은행’을 인수한 것도 이런 전략에 따른 것이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위해 은행장을 제외한 경영진과 직원 대부분을 인도네시아인으로 채워 현지인 대상 영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작년 11월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중국에 현지법인을 세운 우리은행은 중국,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 두바이, 카자흐스탄 등을 잇는 ‘아시아 금융벨트’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남아시아 중국 독립국가연합(CIS)을 연결하는 ‘아시아 금융 트라이앵글’ 구축을 목표로 삼은 국민은행은 올해 중국 쑤저우(蘇州)와 하얼빈(哈爾濱)에 지점을 열고 아시아 지역 은행 인수를 적극 추진한다.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현지법인을 열고 12월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의 ‘노스아메리카내셔널뱅크(NANB)’를 인수한 신한은행은 중장기적으로 국내 은행 중 최대 해외 지점망을 가진 은행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국내 은행들이 철저한 사전 검토 없이 경쟁적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은행들이 현지화를 위해 인수한 현지은행을 효율적으로 경영할 능력이 있는지는 미지수”라며 “해외 진출 전략을 구체적으로 수립하고 현지인들에게 동등한 승진 기회를 보장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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