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유치 원한다면 예측 가능한 정책 펴라”

  • 입력 2008년 1월 1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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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미 오버비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대표는 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고급 인력과 정보기술(IT) 인프라스트럭처 등 투자 매력을 갖췄지만 투자 관련 규제가 복잡해 외국 기업이 적응하는 데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훈구 기자
태미 오버비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대표는 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고급 인력과 정보기술(IT) 인프라스트럭처 등 투자 매력을 갖췄지만 투자 관련 규제가 복잡해 외국 기업이 적응하는 데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훈구 기자
오버비 주한美상의 대표 한국경제에 쓴소리

“한국이 외국인 투자를 늘리려면 정부 부처 간 정책 혼선을 없애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여야 합니다.”

태미 오버비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대표는 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AMCHAM 사무실에서 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투자 매력이 충분하지만 더 많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려면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외국 기업에 있어 정책의 불확실성은 가장 경계해야 할 ‘적’이라는 것이다.

○ 송도신도시 3중 4중 규제에 투자 지연

오버비 대표는 대표적인 사례로 ‘인천 송도국제신도시 프로젝트’를 꼽았다.

“송도국제신도시는 인천시, 경기도, 재정경제부, 국세청 등 여러 지방자치단체와 정부 부처의 이해관계가 중첩돼 있어 광범위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규제가 이중 삼중으로 얽혀 있다 보니 투자가 지연될 수밖에 없어요.”

그는 고용의 유연성도 시급히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경기 침체기에 들어서면 해당 산업 분야를 구조조정해야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투자를 꺼리게 됩니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불법 파업도 국제 사회에서 한국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입니다.”

그는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 송사에 휘말린 것도 세계 금융업계 시각으로는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 외국자본 돈 벌어도 환영하는 분위기를

외국 자본이라도 국내법을 지켜 사업을 했다면 아무리 돈을 많이 벌었다 해도 환영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줘야 한다는 것.

하지만 오버비 대표는 새로 출범할 이명박 정부에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산하 국가경쟁력강화특위, 투자유치태스크포스(TF) 등과 자주 접촉하고 있다”면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한국 경제가 획기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외국기업의 고위층 인사가 한국을 방문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AMCHAM에 투자 관련 질의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도 긍정적 신호”라고 덧붙였다.

○ ‘이명박 정부’에 기대… 한미 FTA 비준 서둘러야

오버비 대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한국이 FTA 비준을 서둘러 마쳐 미국 의회를 압박할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검토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등에 한국군을 파견하는 등 50여 년간 미국과 굳건한 동맹관계를 맺어 왔다”며 “앞으로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공통의 과제를 갖고 정치뿐만 아니라 경제적 동맹관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MCHAM과 주한유럽상공회의소(EUCCK), 서울저팬클럽(SJC) 등 주한 외국계 경제단체 관계자 600여 명은 15일 이 당선인과 상견례를 할 예정이다. 오버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외국인 투자 활성화 방안과 애로사항을 전달할 계획이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오버비 AMCHAM 대표▼

1988년 AIG생명보험 한국지사에 발령받아 한국 생활을 시작했다. 1995년 AMCHAM에 몸담았으며 2006년 이 단체 대표가 됐다. 외환위기 직후 워싱턴과 뉴욕을 방문해 미국 의회와 행정부 관계자들에게 한국에 투자할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1995년부터 한국인의 미국 비자 면제운동을 벌여 한국이 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VWP)에 가입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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