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권 수표 발행비용 年3200억 절감

  • 입력 2007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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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10만 원권과 5만 원권은 언제쯤 구경할 수 있을까.

한국은행은 화폐에 들어갈 초상 인물이 결정된 만큼 올해 말까지 고액권 뒷면에 배치될 보조 소재를 선정한다. 고액권 인물에 어울리는 그림이나 물건 등이 보조 소재로 쓰이게 된다.

이어 한국은행과 한국조폐공사가 디자인 전문가로 구성된 조형화 자문위원회의 의견을 참고해 화폐 디자인 작업을 진행한다.

정부 승인과 금융통화위원회의 의결로 디자인이 확정되면 내년에는 인쇄판 제작과 시제품 제조에 들어간다. 이런 준비 과정을 거쳐 고액권이 선보여질 시기는 2009년 상반기(1∼6월)로 예상된다.

고액권 발행으로 인한 사회 경제적 영향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우선 10만 원권 수표 발행에 따른 비용(연간 약 3200억 원)이 절감된다.

10만 원권 자기앞수표의 제조·취급비용 2800억 원이 절약되고, 1만 원권 수요도 40%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돼 운송 보관 등 관리비용 400억 원을 아낄 수 있다.

신권 발행에 맞춰 금융회사들이 현금입출금기(ATM)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투자 유발 효과가 2500억∼5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제주체들의 일상적인 경제활동이 편리해지는 효과도 있다. 연간 발행 규모가 9억5000만 장에 이르는 수표가 사라지면서 수표를 쓸 때마다 일일이 뒷면에 이서를 해야 하는 불편함이 없어진다.

또 평소 갖고 다니는 지폐 장수가 줄어 간편해지고 상거래 시간도 다소나마 단축될 수 있다. 자신이 받은 수표의 진위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부작용을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

가장 걱정되는 게 물가 상승이다. 화폐의 액면이 커짐에 따라 경제주체의 씀씀이가 헤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973년 1만 원권이 등장한 이후 물가가 급등한 전례도 있다.

일각에서는 “무자료 거래와 음성적 세금 탈루가 쉬워지면서 조세 수입이 줄어들고 뇌물수수 단위는 오히려 커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예를 들어 지금은 사과 상자에 1만 원권을 가득 채우면 2억 원이 들어가지만 10만 원권으로 화폐 단위가 커지면 20억 원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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