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M’생각에 잠 못드는 은행들

  • 입력 2007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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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7∼9월) 은행들은 어떻게 장사를 했을까.

각 은행이 최근 내놓은 3분기 경영실적을 분석해 보니 결과적으로 성적표는 ‘빛 좋은 개살구’였다.

9월 말 기준 총자산 규모로는 국민은행(227조 원), 우리은행(213조 원), 신한은행(202조 원) 등 3개 은행이 200조 원을 넘겨 외견상 대형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당기순이익과 은행 수익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일제히 하락하고 있어 앞으로 은행 경영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요 은행 당기순이익 대폭 감소

신한은행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2분기(4∼6월)보다 무려 55.5% 줄어든 3161억 원이었다.

우리은행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투자 관련 손실 등으로 당기순이익이 2분기보다 53.9% 감소한 2443억 원에 그쳤다.

국민은행의 당기순이익은 7750억 원으로 2분기(2363억 원)보다 늘었지만 ING생명 지분 매각 차익(1820억 원)을 제외하면 6580억 원으로 줄어든다.

국민은행의 2분기 당기순이익이 저조했던 것은 2003년 9월 국민카드와의 합병에 따른 법인세 4800억 원을 2분기에 납부했기 때문. ‘법인세 효과’를 배제하면 3분기 당기순이익은 실질적으로는 감소한 셈이다.

하나은행도 2분기 1768억 원에서 3분기 2827억 원으로 언뜻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하나은행이 보유한 SK와 포스코 주식의 회계계정 재분류에 따른 ‘착시 현상’으로 사실상 순이익이 줄었다.

○NIM 하락이 더 큰 문제

각 은행은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NIM 쇼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분위기다.

주요 은행의 NIM은 우리(2.35%) 신한(2.21%) 하나은행(2.27%) 등으로 2%대에 머물렀다. 3.33%로 비교적 높은 편인 국민은행도 2분기(3.48%)에 비하면 0.15%포인트 떨어졌다.

은행 예금이 증시로 빠르게 빠져나가자 조급해진 은행들은 최근 신용대출 금리를 내리거나 연 6% 이자를 지급하는 적금상품을 내놓고 있다. 외형 확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 비용이 계속 늘어난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이건범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산관리서비스와 노후연금관리 등 은행의 채널을 활용한 서비스와 금융상품 개발이 시급하다”며 “특히 중소 규모 은행들은 무리한 외형 확대와 금리경쟁을 벌이기보다는 ‘지역 밀착형’ 은행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순이자마진(NIM:Net Interest Margin)::

NIM은 순이자 수익을 수익성 자산으로 나눈 것으로 이 수치가 하락하면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해 은행 수익성이 악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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