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 사업 다각화 총공세 ‘돈 되는 곳’ 집중 폭격

  • 입력 2007년 10월 3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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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회사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산운용업과 신탁업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이는 보험료 수입을 주로 채권에 투자하는 기존의 보수적 운용방식으로는 수익성을 높이기 어렵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들어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들이 자산운용사와 투자자문사를 신규 설립하거나 기존 자산운용사 지분을 취득해 자회사로 편입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투자자문-자산운용 진출 러시

메리츠화재는 올해 말 자산운용사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 신청서를 금융감독원에 내기로 했다.

예비인가를 거쳐 본인가가 나면 내년 4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자산운용을 시작할 예정이다. 메리츠화재 측은 “보험료 운용수익을 높여 순이익 규모를 늘리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 현대해상은 2001년 설립한 투자자문사를 자산운용사로 전환하기 위한 인가신청서를 최근 금감원에 제출했다. 6년여에 걸쳐 축적된 투자자문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산운용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것이다.

생보사 중에선 동양생명이 최근 동양투신운용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동양생명 측은 “퇴직연금 운용에서 노하우가 있는 투신사를 자회사로 둠에 따라 향후 연금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생명도 한화투신운용의 지분을 인수해 자회사로 두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자산운용 부문의 전문성을 높여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의도다.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는 16일 열린 이사회에서 투자자문사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이달 들어 특정금전신탁 상품을 출시하면서 보험업계에선 처음으로 신탁시장에 진출했다. 은퇴자산 마련을 위한 금융 포트폴리오에 신탁상품이 포함돼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늘어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보험 중심의 금융그룹화도 검토

보험사들은 2009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겸업을 통해 사업 분야를 늘려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은행들이 금융지주회사를 통해 계열 보험사를 운영하면서 보험업에 진출하는 상황에서 보험사만 기존 사업방식에 안주하면 보험업의 생존기반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최근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이 감소해 보험업계 내부의 위기감이 고조된 점도 사업 다각화를 서두르는 배경이다.

이와 관련해 대형 보험사들은 보험지주회사가 법적으로 허용될 때를 대비해 보험사를 중심으로 금융그룹을 구성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정체된 순이익 규모를 늘리려면 보험사들이 금융그룹으로 덩치를 키워 ‘규모의 경제’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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