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동아제약 주총서 의결권 행사”

  • 입력 2007년 10월 2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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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제약 경영권 분쟁이 ‘우호세력 확보전’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주요 주주인 한미약품과 기관투자가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의 움직임에 따라 31일 열리는 임시주총에서 경영권의 향방이 갈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22일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동아제약의 지분 5.1%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이달 말 동아제약 임시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측은 “사회적 관심이 크기 때문에 의결권 행사를 보건복지부 기금운용위원회 산하 주주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에 상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결정은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다른 기관투자가에게도 영향을 미쳐 동아제약 임시주총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아제약의 현 경영진은 강신호 회장 측 6.9%, 우호지분인 일본 오쓰카제약 4.7%, 동아제약 직원 보유주 1.4%를 합쳐 13%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회사 측은 소액주주 지분 10.2%의 의결권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또 동아제약이 최근 교환사채(EB) 발행을 통해 매각한 자사주(自社株)의 의결권 7.4%도 동아제약 우호세력으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온다.

이에 반해 부친인 강 회장에 맞서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강문석 이사 측은 한국알콜산업 등이 보유한 지분을 합쳐 모두 16%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강 이사 측은 “20% 이상의 지분을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동아제약 자사주 의결권을 제외하면 양 측의 지분 확보 내용은 엇비슷한 상황이다.

한편 강 이사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동아제약 현 경영진이 자사주를 의결권이 있는 주식교환권(워런트)과 회사채로 분리 매각하는 편법으로 의결권을 확보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또 김원배 동아제약 사장도 이날 같은 장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의결권과 사채를 분리 매각하는 것은 교환사채 매각의 일반적인 방법”이라고 반박했다.

우호세력까지 포함해 동아제약 지분 12%를 확보한 한미약품의 역할도 변수다. 한미약품이 강 이사 측을 지지할 경우 양측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이 강 이사가 제안한 5명의 이사 선임안 대신 3명 추가 선임안을 타협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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