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제2 닷컴 버블?’

  • 입력 2007년 10월 19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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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Ning)은 미국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친구들과의 관계망을 구축해 주고 이들의 정보 관리를 도와주는 서비스)로 유명한 마이스페이스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회사가 설립된 지는 2년, 직원이 모두 합쳐 42명에 불과하다. 아직 제대로 된 수익모델조차 없다. 그러나 이 회사는 얼마 전 4400만 달러(약 418억 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투자자들은 최근 이 회사 가치를 2억1400만 달러로 산정했다. 이유는? 넷스케이프 공동창업자인 마크 안드레센이 회사를 설립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최근 실리콘밸리에서는 이처럼 수익모델이 전혀 검증되지 않은 회사가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막대한 투자자금을 유치하는 등 ‘제2의 닷컴 버블’이 재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역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제공하는 페이스북도 마찬가지. 투자자들은 설립된 지 3년 된 이 회사의 가치를 150억 달러로 산정하고 앞 다퉈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페이스북 매출액의 32배, 직원은 38배나 많은 야후의 시가총액이 300억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페이스북에는 거품이 상당히 끼어 있다는 분석이다.

실리콘밸리에서 2차 닷컴 버블은 이베이가 2005년 인터넷 전화업체인 스카이프를 31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본격화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 후 특이한 사업모델을 가진 신생업체들을 놓고 인수전이 경쟁적으로 벌어지면서 버블도 커졌다.

‘1차 닷컴 버블’의 주역이 개인투자자였다면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진행 중인 ‘제2의 닷컴 버블’은 헤지펀드나 대학 기부금에서 유입된 자금을 활용하는 벤처자본가들이 주도하고 있는 것이 차이점이다.

요즘 인터넷 투자를 주도하고 있는 벤처자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인터넷 이용자가 13억 명에 이르는 요즘 인터넷에 대한 투자는 과거의 ‘묻지마 투자’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항변한다.

인터넷 배너 광고에 광고가 몰리는 등 인터넷 사업의 수익성이 많이 개선됐기 때문에 미래를 염두에 둔 전략적인 투자라는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 애널리스트인 애런 케슬러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2000년에도 투자자들이 똑같은 이유로 투자를 정당화했다”며 “많은 투자자가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정보기술(IT) 회사의 시장 가치
회사직원 수회사 역사회사 가치
구글1만674명9년1923억 달러(IBM보다 더 큼)
페이스북300명3년150억 달러(야후의 절반 수준)
라이트 미디어225명4년8억5000만 달러
42명2년2억1400만 달러
자료: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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