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상품권을 깨워라…작년 2000억원 쿨쿨

  • 입력 2007년 9월 22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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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조사에서 ‘명절에 가장 받고 싶은 선물’로 상품권은 항상 1등을 차지한다. 하지만 선물 받은 상품권을 잃어버리거나 묵히고 안 쓰는 경우가 많아 상품권 발행업체가 앉아서 챙기는 ‘낙전(落錢)수입’이 한 해에만 2000억 원을 넘는다.

사용하지 않은 상품권은 액면 금액이 낮은 문화·외식상품권처럼 제3자 발행 상품권이나 백화점에서 고액 상품권을 쓰고 받은 소액 상품권이 대부분이다. 상품권에 관한 상식을 조금만 가지고 있어도 잠자는 상품권을 줄일 수 있다.

○10만∼50만 원권은 99.9% 회수

상품권 시장 규모는 작년 말 기준으로 10조 원. 백화점 주유 구두 등 제품 판매 업체가 직접 발행하는 자가(自家) 발행형 상품권(5조 원)과 도서 문화 외식 여행 등 3자 발행형 상품권(5조 원)이 절반씩이다.

이 가운데 은행의 휴면(休眠)예금처럼 상품권 유효기간인 5년 안에 회수되지 않는 상품권이 연간 매출의 2%에 이른다. 상품권은 액면만큼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해 준다는 ‘약속’인데 업체로서는 이 약속을 이행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10만 원권, 50만 원권 등 고액 상품권은 미(未)회수율이 제로에 가깝다. 고액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백화점과 주유상품권 미회수율은 0.2∼0.5% 수준. 반면 1만 원권, 1000원권이 대부분인 도서·문화·외식상품권은 미회수율이 3∼4%대에 이른다.

○액면 낮은 도서-문화상품권 자주 분실

자가 발행형 상품권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백화점 상품권의 경우 발행 후 평균 65일 안에 회수된다. 정유·제화상품권 등은 90∼120일에 회수된다.

상품권 유통업체인 티켓나라 이상균 기획팀장은 “액면이 1000원, 5000원, 1만 원인 3자 발행 상품권은 금액이 낮다 보니 상품권 관리에 소홀해서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제품을 구입 할 때 추가로 현금을 지불하는 것을 꺼려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사용하지 않는 3자 발행 상품권을 모아 상품권 유통업체에서 다른 상품권이나 현찰로 바꾸는 게 알뜰한 상품권 소비 방법이다. 여러 명이 갖고 있는 3자 발행 상품권을 모아 상품권 유통업체에서 현찰로 바꾼 뒤 나누는 것도 한 방법. 주유상품권을 상품권 유통업체에 가져가면 액면가의 98%를 현찰이나 다른 상품권으로 받을 수 있다. 백화점 상품권은 95%, 구두상품권은 55∼80%, 3자 발행 상품권은 70∼80%를 받을 수 있다.

○거스름돈은 상품권 대신 현금으로

고액 상품권으로 제품을 사고 거스름돈으로 받은 1만 원짜리 소액 상품권을 사용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

상품권 약관에 따르면 상품권 액면가의 60% 이상을 구매하면 거스름돈은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업체는 액면가의 80% 이상을 사야만 거스름돈을 현금으로 지급한다. 백화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약관대로 거스름돈을 현금으로 달라고 명확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상품권 기한이 5년이므로 여러 장의 상품권이 있으면 먼저 발행된 상품권을 사용해야 한다. 대형 백화점에서는 고객 관리 차원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권도 별도의 확인 절차를 거친 뒤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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