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거래는 마르는데…오피스텔 ‘나 홀로 활짝’

  • 입력 2007년 9월 17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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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요? 매물이 별로 없어요. 물량 넘친다는 건 예전 말이지요.”(서울 강남구 역삼동 Y공인중개사)

한때 부동산 시장의 천덕꾸러기였던 오피스텔이 최근 들어선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틈새 상품으로 다시 떠올랐다. 매물도 많지 않은 데다 임대료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오피스텔이 화려한 변신에 성공한 이유는 무엇보다 공급량 부족 때문. 여기에 일반 아파트와 달리 청약가점제나 각종 대출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 공급 과잉에서 공급 부족으로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 오피스텔 전세금은 2.25%, 월세금은 2.33% 올랐다. 경기 지역은 전세금이 4.26%, 월세금은 2.9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세금은 0.8%, 경기는 0.9% 오르는 데 그쳤다.

임대료가 상승하면서 매매가가 오른 오피스텔도 많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대우디오빌플러스 59m²는 올해 초 1억6000만 원에서 지금은 1억8500만 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마포구 도화동 한화오벨리스크 59m²도 같은 기간 23%(1억1780만 원→1억4500만 원) 뛰었다. 이 밖에 서초구 서초동 트라팰리스2차 135m²는 27%(7억2500만 원→9억2600만 원),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동양파라곤 56m²는 29%(1억1250만 원→1억4500만 원) 상승했다.

오피스텔 값이 오른 이유는 무엇보다 공급이 급감했기 때문. 서울의 경우 2004년 4만4000여 실에 이르던 신규 완공 물량이 올해는 7700여 실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새로 분양했거나 분양 예정인 오피스텔도 서울은 1046실, 경기는 1123실에 불과하다.

오피스텔 공급이 줄어든 건 2002년 이후 일시에 쏟아낸 물량이 임대가 되지 않아 곤욕을 치른 아픈 기억 때문이다. 이 때문에 건설사들이 과거엔 주상복합아파트를 지으면서 일부를 오피스텔로 채웠지만 요즘은 대부분 상가로 대체하고 있다.

더욱이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쓰면 양도소득세를 부과키로 함에 따라 한동안 팔리지 않은 것도 공급 부족을 초래한 요인으로 꼽힌다.

○ 틈새 상품으로 떠올라

최근 주택 청약 제도 등이 바뀌자 오피스텔이 규제의 틈새 상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오피스텔은 건축법상 업무용 시설로 분류되는 까닭에 여러 실을 갖고 있어도 주택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청약가점제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청약통장이 없어도 분양을 받을 수 있는 데다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에서도 제외돼 자금 조달이 쉽다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 최근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도심 사무실이 부족해지면서 오피스텔을 찾는 법인 수요가 늘어난 데다 아파트 전세금이 오르자 독신자 등 ‘1인 가구’가 소형 물량을 선호하고 있다.

부동산114 김규정 차장은 “전세금 상승으로 목돈 마련에 부담을 느낀 신혼부부나 독신자들이 오피스텔로 눈길을 돌리는 사례가 꽤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분양 중인 오피스텔로는 한라건설이 지은 경기 수원시 인계동 ‘시그마팰리스’, 서해종합건설이 건설 중인 화성시 동탄신도시 내 ‘서해그랑블’ 등이 있으며 10월 중에 구산건설, KCC건설 등이 서울에 신규 공급분을 내놓을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오피스텔이 인기를 끈다고는 하지만 아파트보다 환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단기 차익보다는 임대 수익을 겨냥해 투자해야 하며 역세권 등 교통이 편리한 곳에서 나오는 물량에 주목하라”라고 조언하고 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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