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임단협 무분규 타결…10년 만에 처음

  • 입력 2007년 9월 5일 03시 00분


코멘트
현대자동차 노사가 4일 올해 임금단체협상안에 잠정 합의해 사실상 임단협을 끝냈다.

현대차 노사가 파업 없이 임단협에 합의한 것은 1997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한국의 대표적 강경노조인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가 무분규로 임단협을 끝냄에 따라 다른 기업의 노사 협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사측과 노조는 이날 오후 울산공장 본관 1층에서 열린 제12차 본교섭에서 임금 8만4000원 인상, 상여금 700%에서 750%로 인상, 정년 58세에서 59세로 연장, 직원 1인당 무상주 30주씩 지급 등의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현대차 노조는 7일 조합원 4만4000여 명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실시해 합의안 수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잠정합의안에 노조의 요구가 상당 부분 반영됐기 때문에 무난히 가결될 것으로 노사 양측은 보고 있다.

현대차 측은 잠정합의 직후 낸 보도자료에서 “소모적인 노사 협상에서 대화를 통한 협상으로 교섭 문화가 바뀐 것이 임단협을 무분규로 마무리하는 데 주효했다”며 “올해가 무분규 노사 협상의 원년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노조 장규호 공보부장도 “파업 돌입을 유보하고, 사상 최단 시일 내에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것은 회사 측의 성의 있는 교섭 태도와 노조의 원만한 협상 타결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행복도시 울산 만들기 범시민협의회’ 이두철 공동의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신뢰와 상생의 노사 관계를 구축해 세계 최고의 자동차 회사로 도약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제계도 현대차 노사의 무분규 합의를 크게 환영했다. 그러나 자동차 업계에서는 “파업을 피하기 위해 현대차가 너무 많이 양보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 박종남 조사2본부장은 “10년 만에 처음 임단협을 무분규로 타결한 것은 획기적인 일”이라며 “내용 면에서 회사가 많은 부분을 양보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지만 연례적인 파업을 막고 합의에 도달한 점은 큰 성과”라고 말했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