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개국 개인투자자 재테크 트렌드
본보가 KOTRA 해외 무역관의 협조를 얻어 미국 영국 중국 일본 등 4개국 개인투자자들의 재테크 행태를 11∼13일 국제전화로 취재한 결과 나라마다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글로벌 신용위기 우려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 일본, 혼합형 펀드 인기
요즘 일본에서는 주식과 채권에 함께 투자하는 혼합형 펀드가 인기다. 배당금 수익을 안정적으로 챙길 수 있다는 장점 덕분이다.
오사카(大阪)에 사는 쇼지 히로시(가명·61) 씨는 30여 년간 다닌 통신회사 NTT를 지난해 퇴직한 뒤 같은 회사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혼합형 펀드로 쏠쏠한 수익을 내고 있다.
그는 퇴직금 2400만 엔(약 1억8600만 원) 중 절반인 1200만 엔은 일시금으로 받았고 나머지 절반은 월 10만 엔씩 10년 동안 받기로 했다. 일시로 받은 돈은 혼합형 펀드에 넣어 월 15만 엔의 수익금을 받는다.
이에 따라 그의 월 소득은 퇴직금 투자수익 분배금 15만 엔, 파트타임 급여 10만 엔, 퇴직금의 월 지급액 10만 엔, 국민연금 7만 엔 등 42만 엔(약 326만 원)에 이른다.
쇼지 씨는 “일본의 은퇴세대는 원금 손실이 없는 안정적 투자를 선호한다”며 “글로벌 증시가 불안할 때마다 선택을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 미국, 장기투자 성향 강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투자회사 임원인 펫 로스(40) 씨는 월 급여 8000달러(약 760만 원) 중 2000달러를 주식과 예금에 6 대 4의 비중으로 투자한다. 에너지와 중남미 펀드 등에 투자하지만 소득공제 혜택이 있는 연금을 가장 확실한 재테크 수단으로 삼는다.
확정기여형 기업퇴직연금인 ‘401K’에 월 750달러, 개인퇴직계좌(IRA)에 연간 1000달러(약 95만 원)씩 적립하고 있다.
로스 씨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계기로 단기 증시 급락에 관계없이 길게 내다보고 투자하는 장기투자가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 유럽, 부동산 투자 관심
유럽에서는 월세 수익을 노린 부동산 투자가 활기를 띠고 있다. 노후를 연금에만 맡기기에는 불안하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영국 런던의 정보기술(IT) 회사에 다니는 리처드 허튼(가명·31) 씨는 얼마 전 25년 상환 조건으로 돈을 빌려 25만 파운드(약 4억7000만 원)짜리 집을 샀다. 주식 투자는 하지 않는다.
그는 “몇 년 전 이탈리아의 대형 회계 부정사건 이후 증시에서 손을 뗐다”며 “자연경관이 뛰어나고 물가가 싼 크로아티아와 각종 세금 혜택이 있는 벨기에가 유럽인의 부동산 투자처로 인기”라고 귀띔했다.
국가별 개인금융자산의 구조 (단위: %) | |||||
한국 | 미국 | 일본 | 영국 | ||
현금 및 금융회사 예치금 | 현금 및 단기저축성 예금 | 12.9 | 0.2 | 17.6 | 25 |
장기저축성 예금 | 28.1 | 12.5 | 32 | ||
보험 및 연금 | 23 | 31.4 | 25.3 | 54.7 | |
기타 예치금 | 6.4 | 0.2 | 0.9 | 0 | |
유가증권 | 채권 | 10 | 9.8 | 8.4 | 3.1 |
주식 | 18.7 | 42.5 | 11.9 | 13 | |
기타 | 0.9 | 3.4 | 3.9 | 4.2 | |
올해 3월 말 기준. (자료: 한국은행) |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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