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계속 떨어지면 담보대출 부실화"

  • 입력 2007년 8월 13일 15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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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진단이 나왔다.

그러나 국내 대출금리 상승세와 주택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 국내 금융기관의 모기지 대출 역시 부실화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13일 발표한 '글로벌 유동성 축소되는가'라는 보고서에서 "한국의 주택담보대출은 연체율이 낮은 데다 상품구조와 자금조달 방식 등에서 미국 주택시장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서브프라임 부실 사태가 한국에서 일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경우 저신용 개인을 대상으로 판매한 결과 연체율이 최근 19%에 이르는 반면, 국내 저축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평균 9% 안팎으로 절반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연구원은 또 국내 저축은행들은 주택대출을 집중적으로 취급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업체와 달리 주택담보대출 취급 비중도 10% 내외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연구원은 서브프라임 사태의 여파로 국내 대출금리 상승세와 주택가격 하락세가 지속할 경우 국내 금융기관의 모기지 대출 역시 부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연구원은 "정부는 국내 부동산시장에서 주택가격이 단기간에 급락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미국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소비위축 및 경기 둔화 가능성 등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연구원은 서브프라임 사태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날 경우 신흥시장에 투자된 자금 중 상당 부분이 선진국의 국채나 신용등급이 좋은 회사채 등으로 이동함에 따라 결국 국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모기지를 담보로 발행된 자산유동화증권을 인수했던 투자은행 및 헤지펀드들의 자금 압박이 높아져 자금을 회수할 경우 국내 증시에서 외국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이러한 유동성 축소는 증시 과열을 방지하는 등의 순작용도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또 "서브프라임 사태가 국내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국내 기업들이 해외 채권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데는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연구원은 서브프라임 사태의 향후 전개방향에 대해서는 비관론과 낙관론이 엇갈리고 있지만 유동성 축소의 시발점이 돼 앞으로 글로벌 유동성을 안정적으로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세계적으로 자산버블 형성 등 과도한 유동성 증가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사태가 경제에 큰 충격을 주지 않고 자산가격을 안정시키는 한편 글로벌 유동성을 단계적으로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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