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이긴 ‘자영업 블루오션’

  • 입력 2007년 7월 13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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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도 기업과 마찬가지로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아이템과 시장을 찾으면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한쪽 벽면을 유리로 만들어 젊은 고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럭셔리 수’ 노래방(위)과 회의 및 강의실 대여라는 새로운 아이템으로 성공을 거둔 스터디 카페 ‘토즈’(가운데), ‘한정식=온돌방’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린 카페형 한정식집 ‘미젠’이 대표적인 사례다.
자영업도 기업과 마찬가지로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아이템과 시장을 찾으면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한쪽 벽면을 유리로 만들어 젊은 고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럭셔리 수’ 노래방(위)과 회의 및 강의실 대여라는 새로운 아이템으로 성공을 거둔 스터디 카페 ‘토즈’(가운데), ‘한정식=온돌방’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린 카페형 한정식집 ‘미젠’이 대표적인 사례다.
9일 오후 10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대 앞 거리. 미확인비행물체(UFO)라도 나타났나? 길거리를 지나가던 사람들의 시선이 한 곳으로 쏠렸다. 건물 전면이 유리로 된 ‘럭셔리 수’ 노래방. 유리벽 너머엔 여고생 4명이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지나가는 이들의 시선을 즐기며 ‘공연’을 하는 것 같다.

노래방 종업원은 “주말에는 대기표를 받고 기다릴 정도로 손님이 많다”고 귀띔했다.

끝이 안 보이는 불황의 터널에 선 자영업. 그러나 발상의 전환을 통해 ‘블루 오션’을 개척한 자영업자들도 있다. 업종은 다양하지만 성공비결은 같다. 고객 스스로도 모르는 욕구를 먼저 파악하기, 익숙한 것들끼리의 새로운 결합을 통한 창조적인 사고가 핵심이다.

○ 숨겨진 욕구를 미리 파악하라

럭셔리 수 노래방은 지난해 4월 방 16개 중 5개의 한쪽 벽면을 유리로 만드는 리모델링 공사를 했다. 노래방 하면 떠오르는 ‘어둡거나 끼리끼리 즐기는 폐쇄성’과 거꾸로 간 것. 내밀한 사생활을 남에게 보여 주는 것도 ‘놀이’로 여기는 젊은 층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겨냥한 시도였다.

결과는 대성공. 유리 벽면이 있는 방은 주말은 말할 것도 없고 평일 저녁에도 비는 시간이 거의 없을 정도다.

발상의 전환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노래방에 온돌을 설치해 고객들이 앉아서 노래하게 했고, 고객 이름이 붙은 개인 전용 마이크를 유리벽장에 보관하기도 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 온라인 문화를 오프라인으로 끌어들이기

서울 종로구 혜화동 대학로의 한 밀폐된 공간. 20, 30대 남녀 직장인과 대학생 6명이 자기계발 전문서인 앤서니 라빈스의 ‘무한경쟁’을 펴놓고 열띤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곳은 학원 강의실도, 회사 사무실도 아니다. ‘스터디 카페’로 불리는 모임전문공간인 ‘토즈’. 1인용 공부 공간부터 50명 이상 들어갈 수 있는 대형 강의실까지 다양한 크기의 방 20여 개를 갖추고 있다.

자기계발 모임인 STS를 이끄는 LG전자 한창훈(33) 대리는 “스터디에 필요한 화이트보드와 빔 프로젝터를 사용할 수 있어 2004년 모임을 만든 직후부터 계속 이곳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터디 카페는 한국에는 온라인 커뮤니티 문화가 유난히 발달했지만 막상 모일 곳이라고는 맥줏집이나 카페밖에 없다는 점에 착안했다.

토즈의 박형수 마케팅팀장은 “아예 회의실을 정리하고 스터디 카페를 이용하는 중소기업도 있다”고 말했다. 2002년 1월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처음 문을 연 토즈는 지금은 7곳으로 늘어났다. 각 지점의 월평균 이용객 수는 8000여 명.

○ 익숙한 것들의 낯선 결합

1월 문을 연 경기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의 한정식 식당 ‘미젠’. 이곳은 ‘한정식=온돌방’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린 ‘카페형 한정식집’이다. 수지 일대 아파트촌에 거주하는 주부를 주요 고객층으로 보고 레스토랑 같은 분위기에서 정통 한정식을 먹을 수 있도록 차별화한 것이다.

건물 외관과 실내 인테리어는 여성들이 선호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식으로 꾸몄다. 한정식 메뉴에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와인도 추가했다. 인터넷 사이트를 열면서 차로 1시간 넘게 걸리는 곳에서 오는 고객도 많아졌다. 그 결과 창업 6개월 만에 월매출이 1억 원을 넘을 정도로 빨리 자리를 잡았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박용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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