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호재로 땅값 껑충
서울 강동구에서 고속도로로 70km가량을 달려야 하기 때문에 서울로 출퇴근하기가 어려웠고, 뚜렷한 개발 호재도 없었기 때문이다.
1990년대 초 관리지역 내 농지 값은 3.3m²(1평)당 3만∼5만 원 정도에 그쳤다. 1990년대 중반 준농림지 개발 바람이 불면서 여주 농지 값도 3.3m²당 15만 원 선까지 올랐지만 2000년대 초까지 큰 변동은 없었다.
그러다 2003년경부터 경기 성남시와 여주군을 잇는 복선 전철과 경기 광주시에서 여주군을 거쳐 강원 원주시까지 이어지는 제2영동고속도로 건설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잠잠하던 여주 땅 시장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호재가 연이어 터져 나오자 1990년대 강원지역에서 주로 활동하던 기획부동산 업체들이 여주군으로 몰려들어 땅을 쪼개 전원주택지로 팔기 시작했다. 여주군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지 않아 경기 용인시 등에 비해 땅 거래 여건이 나았던 것도 기획부동산 업체들이 몰린 이유다.
땅 거래가 늘면서 현재 농지 값은 3.3m²당 30만∼40만 선으로 껑충 뛰었다. 여주읍은 40만∼60만 원까지 올랐다.
지난달 1일 영동고속도로 여주 나들목 근처에서 문을 연 ‘여주 프리미엄 아웃렛’은 이곳 땅값에 호재로 작용했다. 아웃렛 주변 땅은 2005년까지만 해도 3.3m²당 15만∼30만 원이었으나, 아웃렛 건립 공사가 본격화된 지난해부터 3.3m²당 50만∼100만 원까지 급등했다.
이곳에는 지난달 40만여 명의 쇼핑객이 방문했다.
○땅 투자는 신중한 접근 필요할 듯
지난해 여주군에서는 외지인들의 전원주택지 매매가 많았다.
기획부동산 업체들은 남한강 주변의 여주군 점동면 흔암리와 여주읍 멱곡리 등의 땅을 전원주택지로 조성한 뒤 330.58m²(100평) 단위로 쪼개서 공급했고, 서울 등에서 온 외지인들은 투자 목적으로 이를 3.3m²당 70만∼110만 원에 사들였다.
투자자 대부분은 1억∼2억 원의 투자금으로 100평 또는 200평짜리 전원주택지를 많이 샀다.
하지만 현재는 양도소득세 실거래가 과세 등의 영향으로 땅 주인들이 무거운 세금에 부담을 느껴 거래가 별로 없는 편이다. 기획부동산과 달리 원주민들이 내놓는 매물은 9917.4m²(3000평) 이상짜리가 많아 소액투자자들이 사기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여주 땅을 사는 것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여주읍 부동산랜드 사장은 “현재 여주 땅값은 투자가치에 비해 거품이 상당히 끼었다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토지컨설팅업체인 JMK플래닝 진명기 사장은 “여주군에는 대기업 공장 등이 별로 없어 향후 인구 유입과 성장 가능성이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데도 땅값은 짧은 기간에 턱없이 많이 오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여주=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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