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2017]뜨는 발효과학…커지는 ‘乳’시장

  • 입력 2007년 6월 25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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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균 10종 200개를 자체 개발한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는 최근 유산균을 중심으로 한 생명공학, 신소재 부문, 유전 공학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유업계는 유제품과 바이오 기술이 결합된 기능성 발효유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 제공 한국야쿠르트
유산균 10종 200개를 자체 개발한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는 최근 유산균을 중심으로 한 생명공학, 신소재 부문, 유전 공학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유업계는 유제품과 바이오 기술이 결합된 기능성 발효유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 제공 한국야쿠르트
‘간 기능 활성, 고혈압 예방, 혈당 조절, 골다공증 예방….’

국내 유업계가 잇달아 ‘기능성 발효유’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앞 다퉈 연구개발 인력과 투자비용을 늘리며 부가가치가 높은 전문 기능성 발효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매년 커지고 있는 치즈 시장 역시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주목받으면서 유가공 기업들이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 유제품과 바이오 기술의 결합

2004년 1조 원을 넘어선 발효유 시장은 지난해 1조3000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 가운데 기능성 발효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40% 정도. 건강과 참살이에 관심 갖는 소비자가 늘면서 시장은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기업들은 유제품과 바이오 기술이 결합된 기능성 발효유를 차세대 유망사업으로 보고 연구 인력을 강화하고 매년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1969년 국내에 유산균 발효유를 처음 선보인 한국야쿠르트는 유산균 기술의 메카인 중앙연구소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이 연구소는 특허 균주 26개를 비롯해 유산균 10종 200개를 자체 개발했다.

1996년 한국인 장에서 분리한 한국형 비피더스 유산균 ‘HY8001’을 개발하며 발효유 종균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2000년에는 국내외 특허 받은 기술로 헬리코박터균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인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을 개발한 데 이어 2004년에는 간 기능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발효유 ‘쿠퍼스’를 내놨다.

최근 이 연구소는 유산균을 중심으로 생명공학부터 신소재 부문까지 연구를 확대하고 유산균을 유전공학에 접목하는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분유 전문가로 통하던 남양유업의 중앙연구소 연구원들도 전문 기능성 발효유 영역을 개척하며 푸드 테크놀로지 전문가로 변신했다.

이 연구소는 세계 특허 출원한 신개발 원료를 사용해 국내 처음으로 혈압을 강하해 주는 혈압조절 발효유 ‘국민건강 프로젝트 120-80’과 ‘닥터인슈’를 개발했다. 현재는 미용 등에 효과가 있는 새로운 형태의 유산균을 개발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매년 1, 2종의 새로운 유산균 제품을 개발하며 발효유를 회사 전체 매출의 3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 차기 성장 사업…치즈

국내 유가공 기업들은 성장 가능성이 큰 치즈 시장에 전력하고 있다.

국내 치즈 시장은 2000년 1690억 원에서 올해 3400억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치즈 시장 규모가 1조 원이 넘는 일본은 1인당 치즈 소비량이 2.5kg, 자연 치즈와 가공 치즈 비중이 8 대 2 정도. 국내 1인당 소비량은 1.25kg, 자연치즈 비중은 20%에 불과하다.

매일유업은 2004년 전북 고창군에 자연치즈 공장을 준공하며 일찍부터 치즈시장 성장에 대비했다. 국내 유업계 최초로 일본에 자연치즈를 수출하며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매일유업은 치즈 전문 자회사인 ‘상하’가 치즈 대중화를 위한 비전을 선포하는 등 치즈를 차세대 성장 사업으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서울우유도 올해 3월 경남 거창군에 100억 원을 투자해 독일 최첨단 치즈 제조기술을 결합한 치즈 전문 생산 공장을 준공하는 등 최고 품질의 치즈를 생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박건호 남양유업 대표▼

의학-식품 결합 ‘기능성 발효유’에 올인

“기능성 발효유 개발을 위해 학계 의료계와 끊임없이 공동 연구할 겁니다.”

박건호(사진) 남양유업 대표는 기능성 발효유 시장에 주목했다. 1990년대 초 장(腸) 발효유가 유행하면서 ‘불가리스’를 내놓은 남양유업은 2005년 혈압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발효유 ‘국민건강 프로젝트 120-80’을 선보이기도 했다.

박 대표는 “국내 발효유 시장은 1조3000억 원 규모로 전체 유가공 시장의 약 35%를 차지할 정도”라며 “의학과 식품이 결합된 기능성 발효유 개발에 매진해 국내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남양유업 중앙연구소는 최근 발효유 연구에 집중하기 위해 발효유 담당 연구원을 7명에서 10명으로 늘리고 전체 연구예산의 30% 이상을 발효유 연구개발(R&D)에 배정했다. 또 충남대와 공동으로 발효유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내년쯤 중국 시장에서도 본격적으로 발효유를 판매할 계획이다.

그는 “중국에서 발효유가 건강음료라는 인식이 확산돼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발효유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며 “남양유업의 발효유는 중국산에 비해 유산균 수가 월등히 많고 냉장보존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중국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김정완 매일유업 사장▼

차세대 성장 동력, ‘치즈’에서 캐낸다

“매일유업의 차세대 성장 동력은 ‘치즈’입니다.”

김정완(사진) 매일유업 사장은 저(低)출산으로 자칫 유업계에 어려움이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대비해 치즈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와인문화가 대중화되면서 와인에 곁들여 먹는 치즈 시장이 덩달아 성장하고 있는 상황도 고무적이다.

매일유업은 이미 2001년부터 치즈 전문 자회사 ‘상하’를 세우고 치즈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던 참이다.

김 사장은 “과거 국내 치즈 시장에는 가공치즈가 대부분이었고 자연치즈는 불과 3년 전만 해도 거의 매장에 진열이 안 될 정도로 찾는 소비자가 적었다”면서 “매일유업 창업주인 고 김복용 회장은 치즈 산업이 커질 것을 내다보고 2004년 9월 국내 최초로 전북 고창군에 자연치즈 공장을 준공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매일유업은 치즈뿐 아니라 발효유 제품 판촉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5월 선보인 ‘아침에 사과 요구르트’는 불가리아 유산종균만을 사용한 고급 요구르트로 아침식사 대용식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요구르트는 처음엔 하루 2만 개 정도 팔리던 것이 현재는 하루 12만 개 정도가 팔리고 있다.

김 사장은 “맛과 건강, 제품 디자인을 두루 갖춘 발효유를 개발하기 위해 관련 연구에 매진할 것”라고 말했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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