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투자수요 구분도 않고… 건교부의 ‘견강부회’

  • 입력 2007년 6월 8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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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시 동탄 1 신도시 시범단지. 동아일보 자료 사진
경기 화성시 동탄 1 신도시 시범단지. 동아일보 자료 사진
《건설교통부가 경기 화성시 동탄 1신도시 내 주상복합아파트의 청약자 주소지 통계와 관련해 ‘견강부회식 해석’을 내놓아

논란이 일고 있다.

건교부는 7일 배포한 보도참고 자료를 통해 “최근 평균 20 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이며 1순위 마감된 동탄 1신도시 내 주상복합아파트 ‘메타폴리스’에 분양 신청한 청약자 2만4000명 가운데 서울 주소지 청약자가 4900명으로 전체의 20%”라며 “이는 일반분양 물량인 1229채의 4배에 이르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서울과 경기 성남시, 과천시, 용인시 수지 등 이른바 ‘버블 세븐’ 주소지 청약자를 모두 합치면 전체 청약자의 54%로, 이는 동탄신도시에 대한 서울 강남권 주민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동탄신도시의 ‘강남 대체효과’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건교부가 투자 수요와 실수요를 구분하지 않고 통계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공개된 화성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29일부터 3월 22일까지 동탄 1신도시 시범단지에 입주한 주민 2346명 가운데 서울에서 옮겨 온 주민은 9.2%인 217명에 그쳤다. ▶본보 6일자 A1면 참조

○ “일반 아파트와 주상복합은 달라”

부동산 전문가들은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인 메타폴리스가 동탄신도시의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이 있는 데다 입주 시 전매도 가능해 서울 등지의 투자수요가 많이 몰릴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메타폴리스 관계자는 “메타폴리스는 40∼50평형이 주력인 데다 분양가도 평당 1170만∼1790만 원으로 높아 서울 강남 등 버블 세븐 지역 거주민들의 투자 수요가 압도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며 “이를 두고 시범단지 내 일반 아파트와 비교해 서울 수요가 늘었다고 해석하는 것은 억지”라고 했다.

또 다른 주택업계 관계자는 “일반아파트와 주상복합은 성격이 전혀 다르다”며 “건교부가 다급한 나머지 투자 수요를 실수요로 포장해 통계를 해석하면 자칫 투기꾼을 옹호하는 듯한 인상을 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 ‘동탄 2신도시 강남 대체효과 여전히 의문’

건교부는 이날 또 “동탄 2신도시가 성남시 분당신도시보다 조건이 좋아 강남 수요를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다”며 △풍부한 녹지 등 쾌적한 주거 환경 △100만 평 이상의 비즈니스 용지 조성 △사통팔달 교통망 구축 △평당 800만 원대의 저렴한 분양가를 그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달랐다.

녹지 등 쾌적한 주거환경이 강남 수요를 유인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될 수 없는 데다 주요 기업이 수원시에 기반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수도권 규제 정책을 무릅쓰고 상당한 인센티브를 제시하지 않고는 기업들을 유치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토지 보상비로 6조 원 안팎을 지급해야 하고 교통망 등 기반시설을 대폭 확충해야 하는 가운데 평당 800만 원대 분양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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