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고 편한 게 아름답다”…편의성 강조한 제품 인기몰이

  • 입력 2007년 6월 4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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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해 자사(自社)의 양문형 냉장고를 사용하는 15가구를 대상으로 사용 편의성 테스트를 실시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7세 이하 어린이나 60대 이상 할머니는 냉장고 문을 열기조차 힘들어했다.

이에 대한 개선책으로 올해 3월 선보인 2007년형 ‘지펠 컬리넌’ 냉장고는 문손잡이만 잡으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는 ‘이지 오픈(easy open)’ 기술이 적용됐다.

이처럼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 제품들이 전자 정보기술(IT) 시장에서 각광 받고 있다.

디지털 기기 디자인의 흐름은 외적인 아름다움보다는 편의성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쿠쿠홈시스의 ‘톱 컨트롤 에디션’ 밥솥은 보온, 취사 같은 주요 버튼을 기존의 밥솥 옆구리 쪽에서 상단으로 올렸다.

이런 작은 변화도 주부들이 허리를 구부리는 불편함은 최소화하고 편의성은 극대화하기 위한 디자인의 산물이다.

대우일렉의 바람탈수 세탁기가 자랑하는 허리사랑 디자인도 키가 작은 주부도 손쉽게 세탁물을 넣고 뺄 수 있도록 제품 높이를 기존 제품보다 20cm 낮춰 설계된 것이다.

소니코리아의 포토프린터 ‘DPP-FP90’은 메모리카드를 넣고 이미지를 선택한 뒤 인쇄 버튼만 누르면 사진 인화가 끝나도록 3단계로 간편하게 디자인돼 가족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다.

삼성전자의 3중 접이식 모니터도 화면 각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어 키 작은 어린이나 시력이 나쁜 노인들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 제품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미 2005년 초 ‘2005∼2008년에 히트할 상품의 특성’ 중 하나로 유니버설 디자인을 꼽았다. 가장 큰 이유는 소비 주체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기에 대한 어린이들의 수요도 무시할 수 없고, 고령화 사회가 도래하면서 노인들의 지출도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최근 ‘인간공학 디자인상’ 대상을 수상한 LG전자의 ‘와인폰’은 소비자가 휴대전화 전원을 켜는 순간부터 느끼는 모든 불편함을 분석해 그 개선점을 제품에 반영한 것이다.

대우일렉 디자인 전략기획팀의 허동규 팀장도 “전체적인 디자인뿐만 아니라 손잡이나 버튼 하나까지도 누구나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배려하는 디자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

성별, 연령, 국적, 문화적 배경, 심지어 장애의 유무에도 상관없이 누구나 손쉽게 쓸 수 있는 제품 및 사용 환경을 만드는 디자인을 의미한다. 그래서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Design for All)’이라고도 불린다. 한국에서는 ‘범용(汎用) 디자인’이라고 번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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