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로 스쿨 부학장 “미국 변호사들이 세계화의 첨병이다”

  • 입력 2007년 4월 12일 15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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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앨퍼드(사진) 하버드 로스쿨 부학장은 미국 법학계의 동아시아통으로 꼽힌다. 청나라 법률체계를 강의할 정도다. 건네받은 명함 한쪽에는 ‘安守廉(안수렴)’이라는 한자 이름이 적혀 있었다. 그는 “안전함과 정직함을 뜻해 법률가에게 꽤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말했다. 최근 앨퍼드 부학장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그를 만났다.

―1990년대 이후 법률이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의견이 많은데….

“최근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로펌 규모가 엄청나게 커진다는 것이다. 법의 중심이 정의 구현에서 산업으로 옮겨 가는 게 아니냐고 생각하게 하는 현상이다. 그러나 로펌에 있든 기업에 있든 변호사는 특별한 사회적 책임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는 5년 전부터 ‘공공 분야 변호사 코스’란 필수 코스를 만들었다. 변호사는 사회적 책임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 코스는 최소 40시간을 비영리기관에서 일하도록 요구하는데 흥미로운 것은 학생들이 평균 320시간을 이 코스에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윌리엄 앨퍼드 하버드 로스쿨 부학장의 명함에는 ‘安守廉(안수렴)’이라는 한자 이름이 적혀 있다. 앨퍼드 부학장은 하버드 로스쿨 동아시아 법률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법률산업의 세계화 시대에 어울리는 이상적인 법률가의 모습은….

“법률가는 세계화에 있어 국가 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때가 많다. 가령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할 때 변호사를 앞세운다. 특정 단체들이 중국 정부의 인권 환경 문제를 거론하며 압박할 때도 변호사들이 필요하다. 변호사들이 세계화의 첨병이다.”

―미국법이 세계 시장을 통합하고 있는데….

“경제 분야에서 미국 법의 영향력은 매우 크다. 미국 법은 ‘아주 강한 엔진’이다. 미국 로펌과 투자자들의 대형화와 글로벌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국식 로스쿨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미국 로펌들이 한국 법률 시장에 관심이 높은 이유는….

“한국은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나라다. 한국의 교역 규모는 세계 10위권이다. 엄청난 경제 발전의 스토리도 담고 있다. 시장을 넓히는 작업은 미국 로펌들의 중요한 관심사 중 하나인데 이것은 계속될 것이다.”

―한국의 로스쿨 도입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조언한다면….

“미국 로스쿨 교육이 굉장히 능동적이며 현실 밀착형이라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인터내셔널 로 워크숍’이라는 과목이 있는데 다른 학교 교수가 자신의 글을 가지고 강의하면 학생들이 매주 비평한다. 교수들은 학생들의 논평에 놀라고 고마워한다. 또 미국 로스쿨들은 법에 대해 상당히 넓은 시각을 학생들에게 제공하려고 한다. 그냥 케이스만 읽는 게 아니라 경제 사회 정치 쟁점들에 대해 상당히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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