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굿샷 경영]이만득 삼천리그룹 회장

  • 입력 2007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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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년 연탄사업으로 출발해 도시가스 등 복합에너지 전문 기업으로 성장한 삼천리그룹의 이만득(51) 회장은 그룹을 탄탄한 성장 궤도에 올려놓은 2세 경영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1993년 부친인 고 이장균 창업주에게서 그룹 경영권을 물려받은 뒤 3000억 원 안팎이던 그룹 매출 규모를 지난해 1조7000억 원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젊은 시절 건강이 좋지 않던 이 회장은 1978년 22세의 나이에 부친의 권유를 받고 골프에 입문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있던 골프연습장에서 만난 최상호 프로골퍼에게 6개월 동안 집중 레슨을 받았고 입문한 지 1년이 채 안 돼 ‘싱글 골퍼’가 됐다.

○골프도 기업 경영처럼 전략을 잘 짜야

현재 핸디캡 5 수준인 이 회장은 10여 년 전 68타를 친 적도 있으며 클럽 챔피언을 두 차례나 차지했을 정도의 실력자다.

그는 ‘사람 사귀는 데 골프만 한 게 없다’며 골프를 치지 않는 임원들에게 골프채를 선물하거나 실력이 부족한 임원들을 골프연습장에 등록해 주기도 한다.

얼마 전에는 “임원 골프대회를 열어 90타를 넘기는 임원에 대해서는 골프 경비를 보전해 주지 않겠다”고 말해 임원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이 회장이 골프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코스를 어떻게 공략할지 전략을 짜는 일이다.

기업 경영에도 마스터플랜 아래 중장기 계획과 전략을 수립하듯이 골프 역시 코스의 난이도와 날씨 등을 고려해 어떻게 플레이할지를 구상해야 한다는 것.

“각 홀의 특성을 분석하고 때로는 공격적으로, 때로는 보수적으로 플레이한다면 평소보다 더 좋은 스코어가 나올 것입니다. 어려운 홀에서는 보기로 만족하고 쉬운 홀에서 버디를 노리는 것도 전략입니다.”

○매 순간 상황 판단이 중요

이 회장은 골프를 잘 치려면 드라이버, 아이언, 퍼터 등 14개 클럽을 처해 있는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페어웨이의 같은 지점에서도 바람의 세기와 방향, 스탠스의 경사, 볼의 위치 등에 따라 쳐야 하는 아이언이 달라질 수 있고 티샷을 드라이버가 아닌 페어웨이 우드로 쳐야 할 때가 있다는 것.

그는 몇 년 전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세계적인 명문 골프코스 ‘페블비치’에서 플레이한 기억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바닷가의 짧은 파3 홀에서 첫째 날 플레이 때는 피칭웨지로 가볍게 온그린했다. 다음 날에는 거센 바닷바람이 불어왔다. 4번 아이언으로 티샷을 했는데도 공은 그린을 한참 못 미쳐 떨어졌다.

“바람이라는 한 가지 요인 때문에 선택해야 하는 클럽이 이렇게 달라지는데 몇 가지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순간적인 판단력이 더욱 중요해지겠지요.”

이 회장은 이런 점에서 ‘골프는 기업 경영과 닮은꼴’이라고 생각한다. 기업 경영에서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가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골프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또 한 가지는 기본적인 매너와 룰이다. 동반자를 배려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이다.

그는 현재 서울종합과학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AMP)을 수료한 기업인들과 함께 골프회를 만들어 회장을 맡고 있다. 이 모임은 지난해부터 ‘소아암 어린이를 위한 자선기금 모금’ 골프대회를 열고 있으며 작년에는 5000만 원의 기금을 모아 서울대병원에 전달했다. 올가을에 2회 대회를 열 계획이다.

▼이만득 회장과 골프▼

△구력: 29년 △핸디캡: 5 △베스트스코어(최저타): 68타 △홀인원: 없음 △평균 드라이버 거리: 260야드 △소지하고 있는 클럽 드라이버: 젝시오·아이언: S-Yard·퍼터: 핑 △평균 라운드 횟수: 월 1회 △자주 찾는 골프장: 남서울CC, 제일CC △좋아하는 코스: 남서울CC(울창한 나무 등 자연을 그대로 살린 멋이 있음)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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