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 저축은행에 불똥

  • 입력 2007년 3월 7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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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파이낸싱, 전체 대출 중 26% 차지… 재정 건전성 ‘빨간불’

최근 부동산 경기가 침체 조짐을 보이면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에 치중해 온 상호저축은행의 자산 건전성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PF 대출은 금융회사가 부동산 개발사업 추진 회사에 자금을 빌려 주는 것을 말한다. 아파트 상가 등 건설사업에서 토지 매입과 사업 추진을 담당하는 시행사들이 사업에 필요한 거액의 자금을 주로 저축은행 PF 대출로 조달하고 있다.

○ 부동산 PF 1년 만에 2배로

6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대출 규모는 지난해 말 현재 11조2660억 원으로 2005년 말(6조9151억 원)보다 100.2% 늘어났다. 이는 저축은행 전체 대출의 26.7%에 해당한다.

대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투자가 활발하던 PF 시장에 중소형 저축은행의 진출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PF 취급 저축은행도 지난해 말 79개사로 2005년 말에 비해 16개사가 늘었다.

지난해 10월부터 해외 PF가 허용되면서 해외 PF 대출도 크게 늘어났다. 현재 7개 저축은행의 해외 부동산 PF 대출 규모는 총 1006억 원에 이른다.

이처럼 저축은행의 PF 대출이 늘어난 것은 높은 수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1∼6월) PF 대출 관련 수익(이자+수수료)은 7247억 원으로 전체 대출 관련 수익의 30.4%를 차지했다.

○ 과열 조짐 보인다

하지만 최근 개발 및 분양사업이 침체를 보이면서 PF 대출 연체율도 높아지는 등 위험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PF 대출의 운용수익률은 15.8%로 △2004년 17.2% △2005년 17.1%에서 계속 줄고 있다. 또 PF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현재 10.3%로 6월 말 5.8%에서 4.5%포인트 급증했다.

PF 대출은 대부분 이자를 먼저 떼기 때문에 대출 만기(최하 6개월) 이전에 사업 진척이 안 되더라도 연체로 잡히지 않는다. 즉 표면상 연체율보다 실제 위험도는 훨씬 높다는 뜻이다.

예보 리스크감시2부 권이용 팀장은 “부동산의 가격 하락 조짐으로 PF 대출의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들도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PF 대출 비중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 경기 침체로 새로운 수익원 발굴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 팀장은 “해외 부동산 PF 대출은 국내보다도 리스크 통제가 어렵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며 “업종별 대출한도 준수 등 경기 변동에 대비하고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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