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차이나 쇼크와는 달라… 국내영향 단기적”

  • 입력 2007년 3월 1일 03시 00분


코멘트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대우증권 본사 2층 객장. 시황판은 온통 주가 하락을 나타내는 초록색 숫자들로 가득했다. 이날 국내 증시는 1894개 상장 종목 가운데 1368개(72.2%)가 하락했다.

그러나 객장은 비교적 차분했다.

개인투자자 양모(44·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씨는 “주가는 과거 9·11테러, 북한 핵실험 때도 폭락했지만 곧 회복됐다”며 “눈여겨본 종목을 사겠다”고 말했다.

인근 대신증권 본사 1층 객장의 50대 남성은 “주가가 폭락한 기회를 활용해 오전에 증권주 500만 원어치를 샀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개장 직후의 폭락세는 개인들의 ‘사자’ 주문이 몰리면서 시간이 갈수록 진정됐다. 거래소시장에서 개인은 4739억 원어치를 순매입(매입금액에서 매도금액을 뺀 것)했다.

○ 국내 증시 급락은 세계 증시 동조화

국내 전문가들은 이날 주가 급락의 원인을 전날 중국에서 비롯돼 미국 등으로 이어진 ‘글로벌 증시의 폭락’에 따른 심리적 위축 때문으로 분석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지만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단기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CJ투자증권 조익재 이사는 “세계 증시가 최근 과잉 유동성의 힘으로 ‘상승 랠리’를 펼치면서 ‘물가 상승→금리 인상→주가 조정’에 대한 우려가 팽배했다”며 “중국에서 물가 상승 압력으로 금리 인상의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직격탄을 맞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번 중국 증시의 폭락이 2004년의 ‘차이나 쇼크’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의견을 보였다. 당시 국내 증시는 최고 20% 이상 급락했고 회복에 4개월 이상 걸렸다.

한국투자증권 조홍래 전무는 “중국은 2004년 경기 과열에 따라 경제성장 속도를 낮추려고 긴축정책을 펼쳤다”며 “지금은 과열 증시를 진정시키려는 것인 만큼 ‘펀더멘털(실물경제)’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 매입 시점에 대한 의견은 엇갈려

지금이 저가(低價) 매입 시점인지에 대해서도 다양한 견해가 나왔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상무는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고성장세인 중국과 인도 등에서 30∼40% 나오는 만큼 견고히 성장할 것”이라며 “국내 증시가 1,400 선 이하로 떨어지면 매입에 나서야 할 저평가 국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한투자증권 김영익 부사장은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둔화되고 국내 기업들의 수익이 예상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2분기(4∼6월)까지 증시의 추가 조정 여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CJ증권 조 이사도 “2분기 경기저점을 확인할 때까지는 관망하라”고 강조했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