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울트라 부자를 모셔라”

  • 입력 2007년 2월 6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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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신사동 국민은행 ‘골드 앤 와이즈’ 프라이빗뱅킹(PB)센터 직원들이 금융자산 5억 원 이상인 고객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컨설팅을 해 주고 있다. 사진 제공 국민은행
서울 강남구 신사동 국민은행 ‘골드 앤 와이즈’ 프라이빗뱅킹(PB)센터 직원들이 금융자산 5억 원 이상인 고객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컨설팅을 해 주고 있다. 사진 제공 국민은행
《“이제 ‘울트라 부자’ 고객을 잡아라.” 국내 금융회사들이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의 ‘특별한 부자 고객’ 모시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첫선을 보인 프라이빗뱅킹(PB) 제도는 최근 부자 고객의 수가 늘고, 보유자산 덩치도 커지면서 서비스 수준을 한층 업그레이드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1995년 하나은행 PB 출범 초기의 부자 고객 조건은 금융자산 1억 원 이상이면 됐다. 은행들은 PB 고객을 금융자산 규모에 따라 세분하고, 그들의 복잡 다양한 취향에 맞춰 금융 포트폴리오(자산 배분) 조언과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50, 60대 中企 오너 가장 많아

지난해 메릴린치증권이 발간한 ‘아시아태평양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기준으로 100만 달러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한국 부자는 8만6700명에 이른다. 전년 대비 증가율이 21.3%로 인도(19.3%)와 러시아(17.4%) 등을 제치고 아시아 최고 수준이다.

금융자산이 10억 원 이상인 한국의 울트라 부자들은 어떤 사람일까.

각 은행 PB 담당자에 따르면 울트라 부자는 대개 50, 60대 남성으로 중소기업 오너가 가장 많다. 대기업 임원은 스톡옵션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운용할 수 있는 현금 규모가 오히려 작다고 한다.

이동성 신한은행 포트폴리오마케팅팀장은 국내 울트라 부자들의 자산운용방식을 △안정형 △안정성장형 △성장형 △공격형 등 크게 네 가지로 분류했다.

안정성장형은 예금 10%, 주식과 주가연계증권(ELS) 등 대안투자에 각각 25%, 채권에 40%를 넣는다. 이에 반해 공격형은 예금과 채권에 각각 10%, 대안투자에 30%, 주식에 50%를 투자한다.

이 팀장은 “한국의 부자들은 나이가 들었어도 별도 수입원이 있기 때문에 대체로 안정성장형 자산운용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했다.

○ 울트라 부자가 원하는 것이라면…

국민은행은 연내에 금융자산 30억 원 이상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PB센터를 열기로 했다. 이 은행은 지난해까지 3억 원 이상이던 ‘골드 앤 와이즈’ PB 고객의 조건을 지난달 5억 원으로 올렸다.

하나은행도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고객은 ‘웰스매니지먼트(WM) 클럽’, 5억∼10억 원 고객은 ‘골드 클럽’으로 PB 고객을 세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10억 원 이상 고객은 ‘투체어스 익스클루시브’, 1억∼10억 원 고객은 ‘투체어스’로 나눴다.

이정만 하나은행 WM본부 차장은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고객은 대부분 자녀가 해외유학 중인 경우가 많아 거주 목적의 해외 부동산에 특히 관심이 많다”고 귀띔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결혼정보회사 커플매니저를 채용해 PB 고객 자녀들의 ‘매칭 서비스’도 하고 있다. 실제로 이 서비스를 통해 교제 중인 커플이 여럿 나왔다고 한다.

박재순 신한은행 마케팅팀장은 “농촌이나 사찰체험 행사를 선호하는 부자 고객도 의외로 많다”며 “점차 세분되는 PB 고객 취향에 맞는 마케팅과 상품 개발이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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