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 60대 中企 오너 가장 많아
지난해 메릴린치증권이 발간한 ‘아시아태평양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기준으로 100만 달러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한국 부자는 8만6700명에 이른다. 전년 대비 증가율이 21.3%로 인도(19.3%)와 러시아(17.4%) 등을 제치고 아시아 최고 수준이다.
금융자산이 10억 원 이상인 한국의 울트라 부자들은 어떤 사람일까.
각 은행 PB 담당자에 따르면 울트라 부자는 대개 50, 60대 남성으로 중소기업 오너가 가장 많다. 대기업 임원은 스톡옵션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운용할 수 있는 현금 규모가 오히려 작다고 한다.
이동성 신한은행 포트폴리오마케팅팀장은 국내 울트라 부자들의 자산운용방식을 △안정형 △안정성장형 △성장형 △공격형 등 크게 네 가지로 분류했다.
안정성장형은 예금 10%, 주식과 주가연계증권(ELS) 등 대안투자에 각각 25%, 채권에 40%를 넣는다. 이에 반해 공격형은 예금과 채권에 각각 10%, 대안투자에 30%, 주식에 50%를 투자한다.
이 팀장은 “한국의 부자들은 나이가 들었어도 별도 수입원이 있기 때문에 대체로 안정성장형 자산운용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했다.
○ 울트라 부자가 원하는 것이라면…
국민은행은 연내에 금융자산 30억 원 이상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PB센터를 열기로 했다. 이 은행은 지난해까지 3억 원 이상이던 ‘골드 앤 와이즈’ PB 고객의 조건을 지난달 5억 원으로 올렸다.
하나은행도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고객은 ‘웰스매니지먼트(WM) 클럽’, 5억∼10억 원 고객은 ‘골드 클럽’으로 PB 고객을 세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10억 원 이상 고객은 ‘투체어스 익스클루시브’, 1억∼10억 원 고객은 ‘투체어스’로 나눴다.
이정만 하나은행 WM본부 차장은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고객은 대부분 자녀가 해외유학 중인 경우가 많아 거주 목적의 해외 부동산에 특히 관심이 많다”고 귀띔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결혼정보회사 커플매니저를 채용해 PB 고객 자녀들의 ‘매칭 서비스’도 하고 있다. 실제로 이 서비스를 통해 교제 중인 커플이 여럿 나왔다고 한다.
박재순 신한은행 마케팅팀장은 “농촌이나 사찰체험 행사를 선호하는 부자 고객도 의외로 많다”며 “점차 세분되는 PB 고객 취향에 맞는 마케팅과 상품 개발이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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