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일자리’ 70% 여성 차지

  • 입력 2007년 1월 23일 02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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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벽’이 깨지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여성들은 보이지 않는 유리벽에 막혀 기업 임원, 고위 공무원, 고소득 전문직 대신 주로 하위직이나 계약직에 진출하는 사례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이런 현상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새로 만들어진 고소득 일자리의 70%를 여성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 작년 새 일자리 취업 여성이 61%

지난해 취업자는 모두 2315만1000명으로 2005년보다 29만5000명 늘었다.

이 가운데 여성은 18만 명으로 새 일자리의 61%를 차지했다. 취업자 수를 비교했을 때 남성보다 여성의 취업이 잘된 셈이다.

그런데 여성은 단순히 취업자 수뿐 아니라 취업의 ‘질(質)’도 남성을 압도했다.

지난해 만들어진 새 일자리 29만5000개 중 전문·기술·행정관리직은 모두 22만2000개. 이 중 여성의 몫은 15만4000개로 69.4%였다. 이 직종에서 남성은 고작 6만8000명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문·기술·행정관리직은 ‘의회의원, 고위 임직원 및 관리자’, ‘전문가’, ‘기술공 및 준(準)전문가’ 등 한국표준직업분류상의 10가지 직군 중 소득 수준이 높은 상위 3개 직군이다.

‘의회의원, 고위 임직원 및 관리자’에는 국회의원과 민간기업 임원, 국장급 이상 고위 공무원 △‘전문가’에는 의사 변호사 교수 등 전문직 △‘기술공 및 준전문가’에는 기계나 컴퓨터, 의료 전문 기술자 등이 포함된다.

특히 ‘의회의원, 고위 임직원 및 관리자’ 직군에서 여성은 2003년 3만5000명, 2004년 4만 명, 지난해 4만7000명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남성은 2003년 56만2000명 이후 지난해 52만4000명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이는 기업들이 상시 구조조정 체제에 들어서면서 기존 남성 고위 임직원의 명예퇴직이 가속화되는 반면 능력을 인정받은 여직원들은 잇따라 승진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남성들, 하위·일용직으로

이렇게 고위 임직원과 전문직에서 탈락한 남성들은 기능직, 단순 노무직 등 하위 직군으로 추락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표준직업분류에서 하위 3개 직군에 해당하는 기능·기계조작·조립·단순노무 종사자는 13만 명이 늘었는데 이 중 남성은 10만 명이나 됐다.

고용 안정 측면에서도 여성 취업자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증가한 상용근로자(계약 기간이 1년 이상)는 모두 28만7000명. 이 중 여성은 17만8000명으로 남성(10만9000명)을 압도했다.

반면 근로계약 기간이 한 달 미만인 일용근로자는 남성이 2만2000명 늘었고 여성은 3만1000명 줄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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