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기업이 장수한다” 환경보호-사회복지참여 크게 늘어

  • 입력 2007년 1월 13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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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이 심각한 에베레스트 산의 지킴이인 클린마운틴 원정대 후원’, ‘275명의 직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사내 13개 자원봉사단체 운영’.

대우증권은 지난해 말 100여 쪽의 ‘지속가능 보고서’를 냈다. 이 보고서에 담긴 내용은 대우증권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지속가능 경영’의 구체적인 활동들이다. ‘지속가능 경영’이란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환경보전과 사회복지도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경영 활동을 의미한다. 삼성SDI가 2003년 국내 처음으로 ‘지속가능 보고서’를 내면서 본격적으로 국내 기업에 알려졌다.

12일 산업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속가능 보고서를 낸 기업의 수는 2003년 3곳에서 지난해에는 25곳으로 늘었다.

기업들이 지속가능 경영에 관심을 갖는 것은 기업 성장은 물론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미성년자를 고용했던 나이키, 인도의 지하수를 오염시킨 코카콜라 등은 소비자 불매운동에 부닥쳐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이런 사례를 지켜 본 국내 기업들은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오래 생존하기 위해 ‘착한 기업’이 돼야 한다는 발상의 전환을 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지속가능 보고서’를 낸 삼성전기는 올해 생산하는 모든 제품에 납을 사용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삼성전기 측은 “지속가능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SK는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유공이 유발하는 공해를 참아준 울산 시민들에 대한 보답으로 10년간 1020억 원을 들여 110만 평 규모의 울산대공원을 만들기로 했다.

안병훈 한국과학기술원(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는 “최근 지속가능 경영에 대해 관심을 갖는 기업이 늘고 있지만 선진국과 비교할 때 아직은 시작 단계”라며 “정부는 지속가능 경영 기준을 만들어 기업 규제의 수단으로 활용하기보다 기업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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