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소비 매년 20% 급증, 경상수지-GDP 발목 잡아

  • 입력 2007년 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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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비의 급증이 국내총생산(GDP)을 감소시키는 등 경제에 부담을 준다는 정부의 분석이 나왔다.

원화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에 따라 앞으로도 국민의 해외여행 및 유학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여 국내 서비스산업 육성 등 획기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4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07년 경제전망’에 따르면 국내소비 증가율은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연 5% 미만이었지만 같은 기간 해외소비는 매년 20% 안팎의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그 결과 전체 가계소비에서 해외소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1970년대 0.1%에 그쳤지만 지난해 1∼9월에는 3.5%로 급증했다. 이는 미국의 1.1%(2004년 기준), 일본 1.0%(2003년 기준)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문제는 해외소비가 늘어날수록 국내소비와 GDP 등 각종 경제지표도 악화된다는 것이다.

재경부는 해외소비가 1%포인트 증가할 때마다 국내소비는 0.06%포인트, GDP는 0.03%포인트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이론적으로 GDP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가치의 총합(總合)이기 때문에 해외소비와는 관계가 없다. 하지만 해외소비는 국내소비를 대체하는 효과가 있어 국내의 생산촉진 효과나 고용창출에 간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특히 해외소비 증가는 서비스수지 악화로 이어져 경상수지 흑자 기조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학·연수수지와 여행수지 등을 포함한 서비스수지 적자폭은 지난해 1∼11월 169억 달러. 작년에 무역을 통해 남긴 돈(166억 달러)을 해외에서 여행이나 교육 등에 다 써 버린 셈이다.

재경부는 “최근의 해외소비 증가는 국내 서비스산업이 낙후돼 소비 수요가 국내에서 충족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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