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美상의회장 “한국 규제예측 어려워… 기업환경 퇴보”

  • 입력 2006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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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오벌린 신임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이 28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경제의 위기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연합뉴스
윌리엄 오벌린 신임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이 28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경제의 위기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연합뉴스
윌리엄 오벌린 신임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회장은 28일 “수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에 심각한 위험신호가 보이기 시작했다”고 경고했다.

오벌린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취임 기념 기자회견에서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은 아직까지 건전하지만 외국인투자가의 관점에서 보면 한국 내 기업 환경은 퇴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고유가와 원화 강세(원화환율 하락) 등으로 인해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5%에서 4.3%로 낮췄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5.3%에서 4.4%로 하향 조정했다”며 “대부분의 해외 언론들이 한국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론스타와 같은) 외국 투자가들에 대한 장기 수사, 외국인 투자의 감소,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해외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며 “이는 한국의 투자 유치 정책과 정부 규제의 예측 가능성에 강한 의구심을 품게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한국에 투자한 해외자금 규모가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의 7분의 1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외국인 투자 유치 능력이 심하게 쇠퇴하고 있다”며 “한국은 아시아에서 투자 유치 경쟁력이 가장 낮은 나라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그는 “많은 사람이 한미 관계가 약화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미 FTA는 한국이 기업 활동에 개방적이라는 경제적 메시지를 보낼 뿐 아니라 양국간 정치와 군사적 동맹을 강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난항을 겪고 있는 FTA 협상을 진척시키기 위해서는 고위급 대표 간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매듭지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벌린 회장은 한미 관계가 소원해진 배경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 자동차나 제약 시장 개방과 관련한 양국간 마찰, 북한 핵문제 해결 방안을 둘러싼 의견 대립, 전시작전통제권 재조정 논란 등을 예로 들었다.

미국 비자 문제에 대해서는 “지난주 양국 정부가 비자 면제를 위한 로드맵을 만들었다”고 전하고 “여기에는 한국이 비자 면제 프로그램에 가입하기 위한 안보와 법률 부분에 대한 쌍방의 협상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소개했다.

오벌린 회장은 보잉코리아 대표로 재직 중이며 내년 한 해 동안 AMCHAM 회장을 맡는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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