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본 2006 부동산 시장…대책으로 시작, 대책으로 끝

  • 입력 2006년 12월 27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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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민의 최대 관심사는 부동산이었다.

자고 나면 치솟는 아파트 값 때문에 집 없는 서민들의 가슴은 피멍이 들었다. 정부는 대책을 쏟아냈지만 부작용이 더 컸다.

서민들은 배신감 속에 예금 적금을 깨면서 ‘추격 매수’에 나섰다.

민심이 사나워지자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정치권도 다급해졌다.

올해 부동산시장을 4개의 키워드로 결산한다.》

●풍선효과… 재건축 누르니 기존 아파트 뛰고

올해 부동산시장은 대책에서 시작해 대책으로 끝났다. 하지만 한쪽을 누르면 반대쪽이 부풀어 오르는 풍선효과가 이어졌다.

지난해 8·31대책이 발표된 후 잠시 주춤했던 부동산시장은 연초부터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요동쳤다. 다급해진 정부는 재건축 개발이익환수제를 뼈대로 하는 3·30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재건축 대상이 아닌 기존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은 이내 오름세를 탔다.

8월에는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에서 촉발된 고(高)분양가 논란으로 주변 집값이 치솟기 시작했다. 또 9월부터 전세대란 조짐이 보이면서 서울 강북권을 중심으로 중소형 아파트 값이 뛰었다. 서민들은 아파트 값 추가 상승에 대한 불안감으로 추격매수에 나섰고 10, 11월 아파트 값은 폭등세를 연출했다.

추병직 당시 건설교통부 장관은 10월 23일 신도시 확대 조성 발표로 진화에 나섰으나 어설픈 발표는 되레 수도권 전역에 투기 광풍을 몰고 왔다.

●버블세븐… 거품이라고 절대 사지 말라더니

청와대의 ‘입’도 화(禍)를 자초했다.

청와대 부동산 특별기획팀은 5월 국정브리핑을 통해 강남구 등 7곳을 ‘버블(거품) 세븐’이라며 이들 지역의 집값이 폭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5·31지방선거를 앞둔 ‘양극화 정치 상술’”이라는 비판이 쏟아졌고 이들 지역의 집값은 오히려 더 올랐다.

11월 10일에는 이백만 당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이 청와대 브리핑에서 “지금 집을 샀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거액의 대출을 받아 강남에 집을 산 사실이 드러나 추 장관, 정문수 대통령경제보좌관과 동반 사퇴해야 했다.

마침내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1·15대책을 발표하면서 “무주택 서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머리를 숙였다.

●판교 최고 경쟁률… 평당 분양가 3250만원 짜리 등장

올 한해 아파트 값은 ‘미쳤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폭등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수도권 아파트 값은 20.2% 올랐다. 경기 과천시는 무려 52.1%나 올랐다.

평당 최고 분양가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 ‘서울숲 힐스테이트’ 92평형으로 3250만 원이었다. 청약시장 최고 경쟁률은 성남시 판교신도시 풍성신미주 33A평형으로 443채 모집에 15만5867명이 신청해 2073.5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실제 거래된 아파트 가운데 가장 비싼 곳은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88평형(43층)으로 44억 원이나 됐다.

●반값 아파트… 이젠 ‘반값’ 공약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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