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팬택계열 워크아웃 추진

  • 입력 2006년 12월 11일 11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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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3위의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팬택 계열이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

팬택 계열 채권을 보유한 은행 등 12개 채권 금융기관이 최근 자금 압박을 받고 있는 팬택 계열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워크아웃이 통과되면 채권 상환이 유예되고 채권단의 공동 관리를 받게 됨에 따라 팬택 계열은 회생의 단초를 마련하게 된다.

그러나 팬택 계열에 대한 워크아웃 절차가 진행되지 않을 경우 올해 중견 휴대전화 업체인 VK의 몰락 이후 한때 어려움을 겪었던 국내 중소 휴대전화 부품 업체들의 경영난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 글로벌ㆍ국내 환경 변화가 위기 원인 = 1991년 자본금 4000만 원의 벤처기업으로 출발한 팬택은 지난해말 기준 매출액 3조 원대에 육박하는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작년말 현재 팬택의 매출은 1조2800억 원, 팬택앤큐리텔 1조7000억 원 등이다.

그러나 팬택계열은 올해 들어 실적부진에 따른 경영난으로 자금압박을 받아 왔다. 이에 따라 감원, 조직개편, 본사사옥 매각 등 정상화를 위한 자구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이처럼 팬택이 '워크아웃'이라는 절벽 앞으로까지 내몰린 일차적인 이유는 세계휴대전화 업계가 급속도로 글로벌 대기업 위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세계 휴대전화 시장이 노키아·삼성·모토로라 등 대기업 위주로 재편되면서 상대적으로 자금력과 브랜드력이 떨어지는 팬택과 같은 중견 기업의 입지가 점점 축소되고 있는 것이다.

내수 침체도 팬택의 위기를 거들었다. 팬택은 작년 7월 스카이란 브랜드로 널리알려진 SK텔레텍의 경영권을 인수했지만 내수 침체에 따른 판매 부진으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올해 중견 휴대전화업체인 VK의 부도 이후 금융권의 여신 관리가 한층 강화된 것도 팬택의 위기에 한몫을 했다.

결국 공격 경영을 위해 단행했던 SK텔레텍 인수가 팬택에게 자금난 가중이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

◇ 생존이냐 죽음이냐= 팬택 계열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워크아웃 통과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워크아웃 결정이 내려질 경우 팬택 계열은 추가적인 자구 노력이나 투자 유치 등을 통해 회생을 모색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부실 기업의 원활한 구조조정을 위해 제정된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이 지난해 말 만료돼 워크아웃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채권단의 100%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팬택 계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채권단의 결정을 지켜보는 수 밖에 없다"면서 "채권단의 결정이 내려지면 추후 일정에 대해 협의를 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휴대전화 유통사 중 하나인 미국의 유티스타컴이 내년 1분기까지 5000 만달러를 자본금 형태로 팬택앤큐리텔에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가운데 유티스타컴의 투자 여부도 팬택 계열의 회생 과정에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팬택의 지분 22.7%을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인 SK텔레콤의 자금 지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SKT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팬택 인수합병 가능성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반면 워크아웃이 실패로 돌아가면 팬택 계열은 법정관리나 부도를 맞게 된다.

이럴 경우 팬택으로부터 기업어음(CP) 결제를 받은 중소 휴대전화 부품업체들이 최대 피해자가 될 전망이다.

이들 업체들은 팬택 계열이 몰락하면 VK 부도때보다는 더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연쇄 부도라는 최악의 상황이 직면할 수도 있다.

생사 갈림길에 직면한 팬택 계열이 현재의 위기를 돌파할지, 이대로 추락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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