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아파트]‘단절’서 ‘소통’으로 공간활용 확 바뀐다

  • 입력 2006년 12월 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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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 다양한 공간이 생겨나고 있다. 조리 작업을 하는 주부가 거실의 가족과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아일랜드형 부엌(왼쪽)과 작은 공간을 활용한 드레스룸. 사진 제공 한샘·대우건설
아파트에 다양한 공간이 생겨나고 있다. 조리 작업을 하는 주부가 거실의 가족과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아일랜드형 부엌(왼쪽)과 작은 공간을 활용한 드레스룸. 사진 제공 한샘·대우건설
《‘ㄷ’자형 드레스룸, 친구들과 여유롭게 브런치를 즐길 수 있는 주방, 자동화된 수도꼭지와 자동으로 불이 켜지는 수납장, 요리를 하면서 가족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부엌…. 팔찌에 내장된 칩으로 아파트 단지 입구의 제과점에서 빵을 구입하고 열쇠나 비밀번호 없이 집 안에 들어선다. 실내 온도와 습도는 이미 내 몸의 최적 조건에 맞춰져 있다…. 공상과학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빠르게 바뀌고 있는 아파트의 최신 모습이다. 정보기술과 빌트인 가전이 결합한 아파트에 다양한 편의장치와 공간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 새로운 공간의 출현

아파트에 새로 생겨나는 공간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주방이다. 주방의 개념이 과거의 닫힌 ‘노동의 공간’에서 ‘대화와 휴식의 공간’으로 바뀐 것이다.

주방에 라디오나 미니TV 등을 설치해 지루함을 덜어주는 수준이 아니다. 가족과의 적극적인 친목이 가능한 공간으로 꾸미기 위해 최근 중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아일랜드(island)형 부엌’이 확산되는 추세다.

아일랜드형 부엌이란 요리작업 공간을 부엌 중앙에 ‘섬’처럼 만들거나 거실 방향으로 돌출시킨 것을 말한다. 기존의 부엌에선 조리나 설거지를 하는 동안 벽과 마주해야 하지만 아일랜드형 부엌에선 거실 쪽을 바라보며 작업할 수 있다.

벽산 블루밍의 ‘셀프 디자인 프로젝트’는 소비자들의 취향과 필요에 따른 공간 설계를 가능케 한 맞춤형 아파트다. 전국 주요 도시 소비자 2만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이뤄진 이 프로젝트는 입주자가 실내 구조를 자유자재로 변형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GS건설은 ‘영종 자이’ 40평형대 이상 아파트의 화장실에 가정용 소변기 ‘자이-이노바스’를 설치했다. 공중 화장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동센서 방식이다. 회사 관계자는 “여성 고객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남녀가 함께 양변기를 사용하는 게 불편하다는 의견이 많아 도입한 것”이라며 “반응이 좋으면 보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45평형에는 일반적으로 안방에만 제공되던 드레스룸이 자녀 방에도 들어서고 59평형의 안방 드레스룸에는 사방이 거울로 둘러싸인 피팅룸이 설치된다.

SK건설의 ‘남산 리더스뷰’에는 가구별 전용 창고도 마련된다. 지하에 들어설 창고에는 환기 시스템과 잠금장치가 설치돼 입주자들이 사용하지 않는 물건 등을 보관하는 데 유용할 전망이다.

SK건설 관계자는 “주상복합이 아파트에 비해 수납공간이 부족한 점에 착안했다”며 “고급형으로 지어지는 만큼 잡동사니를 따로 보관해 실내를 깔끔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정보기술과의 결합

주부 김모(43) 씨는 아파트 입구를 나서다 가스불을 끄지 않고 나온 것이 생각났다. 다시 올라가기에는 시간이 부족한 상황. 김 씨는 로비에 설치된 키오스크(무인정보단말기)에서 마스터키로 인증을 받은 뒤 가스 밸브를 간단히 잠근다.

주차장에 도착한 김 씨는 평소 차를 대던 장소에 자신의 차가 없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고민할 필요 없이 휴대전화를 통해 문자메시지로 주차 위치를 전송받는다.

이 같은 일은 이미 현실로 다가왔다. 유비쿼터스를 이용한 다양한 아파트의 편의장치 덕분이다.

GS건설의 ‘자이 키오스크’는 홈네트워크 시스템과 연계된 최초의 아파트 전용 무인정보 단말기다. 이를 통해 입주민들은 집 밖에서도 마스터키로 인증을 받은 뒤 집 안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또 단지 내 소식, 인근 약도, 대중교통 노선 안내 등의 정보도 제공받을 수 있다.

‘자이 마스터키’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현관 열쇠와 다양한 기능이 결합된 마스터키를 업그레이드했다. 지하 주차장의 비상호출, 주차 위치 전송, 무인 택배 수령, 키오스크 작동의 기능을 갖췄다. GS건설은 내년 중 분양하는 아파트에 새로 개발된 자이 키오스크와 자이 마스터키 시스템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삼성 래미안의 경우 올해 말 분양분부터 선보이는 미래형 아파트가 눈길을 끈다. 래미안 단지 내에서는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안면인식 시스템으로 출입 인증이 이뤄진다. 2대의 카메라를 이용해 보안성능을 한층 향상시킨 것이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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