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신운용 ‘개발펀드 1호’ 이달 말 공모

  • 입력 2006년 11월 10일 03시 04분


코멘트
《이달 초 한국을 찾은 세계적 투자전문가 짐 로저스 씨는 “국제유가 배럴당 150달러 시대가 멀지 않았다”며 “석유 광물 등 원자재에 적극 투자하라”고 권했다. 국내 최초의 정부 주도 유전개발펀드 운용사로 선정된 한국투신운용에는 반가운 응원인 셈. 그러나 로저스 씨가 7월에 내놓은 “국제유가 연내 100달러 돌파” 전망은 어긋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해가 두 달도 안 남았는데, 8월부터 하락세를 탄 국제유가는 60달러 부근에서 한 달 이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원자재 투자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기대수익만큼 투자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고수익 고위험 상품인 만큼 투자 결정 전에 자신의 투자 성향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5년 만기 거치식 투자만 가능

이달 말 공모에 나서는 한국투신운용의 ‘유전개발 1호 펀드’(가칭)는 베트남 유전의 원유 생산에 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상품이다.

15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해외자원개발사업법’에 따라 정부가 민간 자산운용사에 처음으로 맡긴 펀드로 설정 규모는 2000억 원 정도가 될 전망. 5년 만기로 거치식 투자만 가능하다.

투자 대상인 베트남 15-1 광구는 동남부 해변에서 5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해상 유전으로 이미 개발을 끝내고 2003년 10월부터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이름은 ‘개발 펀드’지만 실제로는 생산 중인 기존 유전에 투자하는 셈이다.

한국석유공사는 유전에서 생산한 원유를 팔아서 얻은 수익 가운데 보유 지분(14.25%)만큼을 할당받는다. 펀드는 공사가 받은 이익의 일부를 3개월마다 투자자에게 배당한다.

한국석유공사 측은 잠재적 투자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예상 생산량 등 관련 자료를 제공할 계획이다.

한국투신운용 김범석 사장은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지만 대략 연 10% 수익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3억 원 미만 투자자는 2008년까지 이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큰 수익 내기 어렵다’ vs ‘투자 리스크에 철저히 대비’

그러나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투자 대상의 가격 변동성이 큰 데다 관련 정보도 풍부하게 얻을 수 없다면 투자자에게 적극적으로 권하기 어렵다는 것.

현대와이즈에셋자산운용 조영현 사장은 “원자재 가격이 장기적으로 꾸준히 오르기는 하겠지만 현 시점에서는 상당히 고평가돼 있다고 본다”며 “앞으로 원자재가 주식이나 부동산 등 다른 투자 자산보다 가파른 가격 상승세를 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자원개발사업의 비용 대비 수익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견해도 있다.

우리크레디트스위스자산운용 백경호 사장은 “유전 개발은 1건의 시추작업에만 50억 원 이상이 드는 고비용 사업”이라며 “투자자의 기대와 실제 수익 간 격차가 클 수 있어 펀드 투자 대상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투신운용 김 사장은 “에너지 관련 전문 자문사와 함께 모든 리스크에 대해 치밀한 대비를 했다”며 “다른 해외 유전에 투자하는 펀드 외에 석탄 니켈 등 다양한 원자재 투자 펀드를 계속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