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 부는 ‘팬택의 가을’…대규모 감원-조직 통폐합

  • 입력 2006년 10월 21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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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을 작고 탄탄하게 만들어 경영난을 이겨내겠다.’

팬택은 최근 국내외 휴대전화 업계의 경쟁이 극심해져 자사(自社)의 인력 조직 비용 등 3대 부문에서 강도 높은 경영효율화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20일 밝혔다.

‘선택과 집중’으로 수익성이 나지 않는 사업 부문은 과감히 정리하겠다는 것. 임원을 포함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 퇴직을 실시하고 경영진의 임금도 삭감하기로 했다.

팬택은 이번에 기존 11부문 41본부를 3부문 29본부로 통폐합해 부문장 수를 대폭 줄였다. 마케팅 상품기획 영업 등으로 흩어져 있던 조직은 마케팅이 주도하는 하나의 본부로 합치고 경영개선추진단도 신설했다.

또 ‘생존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인력만 유지한다’는 방침 아래 23일부터 희망 퇴직 신청을 받는다. 6월 실시된 희망 퇴직에 이어 두 번째다.

2002년 현대큐리텔, 지난해 SK텔레텍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같은 업무를 맡는 중복 인력이 많아져 조직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돼 왔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초 4000여 명이던 이 회사 인력은 6월에 600여 명이 줄어들었으며 이번에 비슷한 규모로 또 줄게 되면 3000명 이하 수준이 된다.

한편 이날 오전 박병엽 팬택 부회장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본사 강당에서 이 회사 팀장급 100여 명을 대상으로 이번 작업에 대한 설명회를 열었다.

박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3분기(7∼9월) 경영실적도 417억 원의 적자를 낸 2분기(4∼6월)보다 결코 좋지 않을 것”이라며 “심기일전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팬택 관계자는 “모토로라가 이미 5000만 대를 판매한 ‘레이저’의 가격을 100달러대로 낮춰 물량 공세를 펴기 때문에 힘겨웠다”고 말했다.

팬택은 지난달 미국 유티스타컴과 3000만 대의 휴대전화 공급 계약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내년에는 3.5세대 이동통신 시장 확대와 함께 해외 휴대전화 제조회사들까지 국내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어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확실한 히트 제품을 내놓아야 팬택이 생존할 수 있다는 게 이동통신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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