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격언, 진실과 거짓

  • 입력 2006년 9월 14일 20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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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아라', '달걀은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증시에는 이처럼 무수히 많은 격언과 징크스들이 돌아다닌다. 투자자들의 실패와 성공이 수 십년간 반복되면서 쌓인 '생존법'이라고 할까.

하지만 이런 격언과 징크스들이 꼭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투자의 주도세력과 투자문화가 바뀌면서 과거 시장과는 다른 모습이 적잖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증시 격언, 징크스의 진실 혹은 거짓을 알아본다.

●천재지변이나 돌발사태로 인한 폭락장에선 사라= 진실

예상치 못한 쇼크로 시장이 폭락하더라도 바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2001년 9·11테러 때 코스피지수는 하루만에 12% 폭락했지만, 1주일 뒤부터 반등세로 돌아서면서 한 달만에 폭락전 수준을 회복했다.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이 발생했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외국인이 팔면 주가가 폭락한다= 거짓

외국인들이 지난해부터 이달 13일 까지 국내 증시에서 판 주식은 11조 3826억 원어치다. 이 기간동안 코스피지수는 893.71에서 1333.13으로 439.42포인트(49%) 올랐다.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라=글쎄

너무 낮은 가격에 사려다 매수기를 놓치고, 너무 높은 가격에 팔려다 매도시기를 놓치는 경우를 경계해서 하는 말이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요즘엔 주가 움직임이 너무 빨라 어디가 발목이고, 옆구리이고, 상투인 지 판단이 쉽지 않다"고 했다.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글쎄

재료가 노출된 뒤에는 주가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뜻인데 요즘에는 꼭 그렇지만은 않은 사례도 왕왕 있다. 대한화섬은 '장하성 펀드'가 5% 지분 매입사실을 공개한 후에도 20일 넘게 상승세를 이어갔다.

삼성증권 안태강 연구원은 "2분기(4~6월)에 좋은 실적을 낸 대창공업 다우기술 등은 실적 발표 후 5거래일간 상승률이 10%를 넘었다"고 밝혔다.

●월드컵이 열리는 해엔 반도체 경기가 나빠진다=진실

올해 상반기 반도체 업체들은 악전고투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경기가 보통 4년을 주기로 반복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한다.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에는 주가가 폭락한다=진실 혹은 거짓

14대 김영삼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해인 1997년 말 코스피 지수는 376.31로 1996년 말 651.22에서 반 토막이 났다. 15대 김대중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해인 2002년 말 주가도 693.70으로 2001년 말 주가(627.55)보다 10% 떨어졌다. 증시에선 5년을 주기로 등락이 반복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벌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밀짚모자는 겨울에 사라=진실

좋은 주식이 싼 가격에 방치되어 있을 때 사라는 의미다. 하지만 대다수 개인투자자들은 이런 생각을 할지 모른다. "그런 주식이 도대체 어디 있지?"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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