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로 회사 정문을 들어서자 바닥에 설치된 스프링클러에서 하얀 물줄기가 뿜어져 나와 차량을 닦았다.
본관 앞에는 소독물이 담긴 쟁반이 놓여져 출입하는 사람은 누구나 신발을 씻고 건물에 들어가야 했다.
공장 내부의 위생관리는 더욱 철저했다.
하얀 가운과 흰 모자, 마스크, 무릎까지 오는 흰 장화를 착용하고, 소독실 ‘에어 워셔 룸(공기를 뿜어내 몸에 붙은 먼지와 세균을 떨어내는 방)’을 거쳐야만 공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후텁지근한 날씨인데도 공장 안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서늘했다.
세균 증식을 막기 위해 공장 실내온도를 15도에 맞춰 놓은 까닭이다.
민경만 하림씨앤에프 생산본부장은 “한여름에도 감기를 달고 사는 직원이 적잖다”고 귀띔했다.
공장 곳곳에는 칼과 도마를 살균 세척하는 시설이 있었으며, 천장에 설치된 스프링클러는 공기 중 미생물을 잡아내기 위해 3시간마다 2분씩 흰색 소독약을 뿜어댔다.
전국 양계농장에서 모인 닭이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포장 닭고기로 ‘변신’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 남짓.
1시간 중 50분은 얼음물로 닭고기를 세척하는 ‘워터 칠링(Water Chilling)’ 과정이다.
민 본부장은 “41도인 닭고기 온도를 찬물로 세척하면서 5도 이하로 떨어뜨린다”며 “닭고기 안에 살아있는 미생물을 제거하고 고기를 쫀득쫀득하게 만드는 핵심 과정”이라고 했다.
이 회사는 최근 ‘닭고기 품질검증시스템(VQIS)’을 자체 개발했다.
가공 중인 닭의 앞뒷면을 컴퓨터로 촬영한 뒤 모양이나 피부의 이상 유무, 닭을 생산하는 육계농장과 닭 수송 차량의 문제점 등을 찾아내는 장치다.
이동영 하림씨앤에프 사장은 “닭고기 생산공장 가운데 위생과 품질관리 시설은 국내 최고라고 자부한다”며 “현재 8% 수준인 닭고기 시장 점유율을 연말까지는 12%로 끌어올리고, 장차 모기업인 ‘하림’을 뛰어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상주=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