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세 주춤…소비자·기업심리 악화로 경기지표 뒷걸음

  • 입력 2006년 6월 1일 16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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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경기악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기는 이미 내리막을 걷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물가, 수출, 서비스업 생산 등의 지표는 아직 호조를 띠고 있지만 좀 더 들여다보면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16~24일 전국 2575개(제조업 1727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 1일 발표한 '5월 기업경기'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의 업황 실사지수(BSI)는 83으로 4월보다 4포인트 낮아졌다.

업황 BSI는 전보다 경기가 좋아졌다고 느끼는 업체의 비중으로 낮을수록 체감경기가 악화됐음을 뜻한다.

향후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6월 업황전망 BSI도 전달보다 8포인트 떨어진 86에 그쳤다. 지난해 12월(8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도 비슷한 내용의 기업 체감경기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전경련이 조사한 6월 전망 BSI는 98.6으로 기준치 100에 못 미쳤다. 이 수치가 100에 못 미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전국 1272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상공회의소의 기업 경기조사에서도 3분기(7~9월) 전망 BSI는 94에 그쳤다. 2분기 116보다 22포인트 급락한 것이며 100 밑으로 떨어지기는 지난해 1분기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이날 발표된 5월 수출입 실적과 4월 서비스업 생산은 대체로 양호한 편이었지만 좋지 않은 징후가 감지된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280억 달러로 1년 전보다 21.1% 증가하며 두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갔다. 수입은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23.1% 늘었다.

산자부 나도성 무역유통심의관은 "대외여건이 악화됐는데도 수출이 늘어난 것은 기업들이 환율이 더 하락하기 전에 최대한 물량을 내보내려는 효과 때문"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서비스업 생산은 작년 같은 달보다 6.0%, 전달에 비해서는 0.7%가 늘었다.

그러나 소비회복 여부를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인 도 소매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3.4% 증가했으나 전달에 비하면 0.3% 감소했다.

한편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에 비해 2.4% 올랐고 전월에 비해서는 0.2% 올랐다.

하지만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류 의류 화장품 등은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10.3% 올랐다.

삼성경제연구소 김범식 수석연구원은 "경기 회복 흐름은 아직까지 유효하지만 소비자, 기업의 심리가 악화되고 있고 각종 경기선행지표가 뒷걸음질치고 있어 성장의 힘은 갈수록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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