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인 DB 마케팅’ 극적회생의 경제학

  • 입력 2006년 4월 5일 03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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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깃 고객을 골라라

카탈로그 시장이 기지개를 켜는 것은 과학적인 데이터 분석 기법이 자리 잡으면서 ‘돈 되는 고객’ 적중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쇼핑 카탈로그 판매 1위 업체인 GS홈쇼핑은 매달 240만 부의 카탈로그를 발송한다. 제작 비용은 1부(324쪽 기준)당 2000원, 총 30억 원대에 이른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고객 비율(반응률)을 높여야 한다. 발송 대상 고객 선정과 맞춤형 카탈로그 제작이 관건이다.

GS홈쇼핑의 발송 고객 선정 방식은 이렇다.

카탈로그 구매 고객 170만 명과 최근 1년간 TV홈쇼핑을 이용한 고객 50만∼60만 명, 카탈로그 발송을 요청한 고객 20만∼30만 명으로 모집단을 구성한다.

이들을 △최종 구매 시기 △구매 횟수 △구매 금액 △구매자의 성별, 연령별, 지역별 특성 △구매 상품의 특성 등을 조합한 분석 모델에 넣고 일일이 점수를 매긴다.

점수별로 VIP, 일반 고객, 신규 고객 등 3개 그룹으로 나눈 뒤 지역 특성 등을 고려해 6종의 카탈로그를 제작해 배포한다.

고객 관리도 철저하다.

GS홈쇼핑은 카탈로그를 받은 고객이 3개월 동안 한 번도 구매하지 않으면 발송을 중단하고 다른 사람으로 대체한다. 이런 식으로 매월 발송 고객의 5∼10%가 신규 고객으로 교체된다. 6개월쯤 되면 전체의 3분의 1 정도가 바뀐다.

이런 데이터 분석 기법을 활용함으로써 고객 반응률이 지난해 평균 8%대에서 10%대로 높아졌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 증가한 1574억 원. 올해 목표는 12.5% 늘어난 1771억 원이다.

○ 당당한 판매 수단으로

쇼핑 카탈로그가 첫선을 보인 것은 1988년이다. 당시는 BC카드 등 신용카드 회사들이 회원들에게 제공하는 쇼핑 상품 리스트가 전부였다.

이후 1990년대 중반 카탈로그 전문 판매업체가 등장하고, TV홈쇼핑 업체와 대기업들이 뛰어들면서 쇼핑 카탈로그는 본격적인 판매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2000년 이후 인터넷 쇼핑몰의 위세에 밀리고, 두 차례에 걸친 우편요금 인상 여파로 쇼핑 카탈로그 시장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지만 2005년 전년 대비 7.7% 늘어난 1조4000억 원의 매출을 보이면서 재기에 성공한다.

카탈로그 발행 부수도 GS홈쇼핑이 지난해 190만 부에서 올해 240만 부로, CJ홈쇼핑이 158만 부에서 214만 부로 각각 늘어났다. 현재 50만 부를 찍는 현대홈쇼핑은 올해 하반기에 100만 부로 늘릴 계획이다.

GS홈쇼핑 다이렉트메일(DM)사업부 최강배 팀장은 “카탈로그 쇼핑은 홈쇼핑과 달리 시간 제약을 받지 않는 데다 인터넷 쇼핑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 장년층 중심으로 고객이 늘고 있어 앞으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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